출처
http://quicksilver8.hatenablog.com/entry/2017/03/31/122602
내용이 매우 깁니다. 작성자 분의 코멘트에도 있다시피 진지한 고찰과 사견이 뒤섞여 있으며, 쓰신 분이 프롬프토 최애에 녹티스x프롬프토를 파시는 분이기 때문에 커플링적인 시선이 섞여있습니다.
글은 픽시브와 블로그 양쪽에 업로드하셨지만 블로그 쪽에 참고용 이미지와 각종 출처를 표시한 링크가 걸려 있어 보기 쉬우니 일본어가 되시는 분들은 가능하면 블로그의 원문을 참고해주세요.
(작성자분이 가급적 블로그 링크를 달아달라고 하셨기 때문에 링크도 블로그 쪽으로 가져왔습니다)
번역하면서 사진도 같이 퍼왔으면 좋았겠지만 게임 스크린샷이나 인터넷에서 가져온 참고자료용 사진뿐만 아니라 작성자 분이 직접 찍으신 사진도 올라와 있어서 가져오진 못하고 본문만 번역해둡니다.
참고로, 작성자분이 2017년 1월에 픽시브에 올리신 버전을 카이님이 이 포스팅 (http://hanulsun.com/1253) 에 번역해 두셨으니 함께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번역할 때도 일부 참고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올리는 것은 2017년 3월에 작성자분이 블로그에 업데이트하신 버전입니다.
FF15 세계관 고찰입니다.
네타바레뿐 아니라 FF15에 관련된 모든 정보를 다룹니다.
클리어 후에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작품 내부적인 요소보다 현실의 언어나 종교, 신화 등 주로 외부적인 정보를 중심으로 여러가지로 끼워맞추며 해석하고 있습니다.
XV의 테마 중 하나인 「현실에 기반한 환상」이라는 것이 세계관의 비주얼만 얘기하는 게 아니었구나?! 하고 몇 가지 요소를 파헤쳐 보고 나서 이해하게 된 기분이 들어서 매우 감동했습니다.
이것을 쓰는 사람은 어쩌다보니 약간 기독교에 관한 지식이 있었던 평범한 동인녀입니다.
프로테스탄트 쪽 출신이니 가톨릭 용어 쪽에 잘못된 게 있으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약간 프롬프토를 편애하는 내용이 있을 것 같습니다. 에헷
공식을 제대로 해석했다 싶은 부분과 개인적인 해석의 범위에 들어갈만한 부분이 섞여있습니다.
정보 출처는 대부분 인터넷에서 참고할 수 있는 범위의 방학숙제 자유연구 수준입니다...!
1◇캐릭터 이름에 관해
FF15에서는 캐릭터 이름과 국가명 모두 새로운 조어(造語)가 드물고, 특히 캐릭터의 경우 각자의 역할에 해당하는 의미가 있는 이름이 붙어 있기에 거기서 읽어낼 수 있는 정보의 양이 꽤 될 것으로 봅니다.
◇루시스 왕국(라틴어 계통)
Lucis→light
・Noctis Lucis Caelum 밤 빛 하늘(or 천국)
15의 메인 테마를 딴 고귀하고 아름다운 이름이네요.
니플하임에 지옥이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천국이라는 의미가 있는 성은 이름 자체가 이야기 속의 대립구도를 담고 있는 듯합니다.
또 다른 캐릭터들의 이름이 ~스 로 끝나는 건 대개 명사인데, Noctis는 "밤"의 명사형 nox의 소유격, Lucis는 "빛"의 명사형 lux의 소유격이기 때문에 이름 전체를 보면 「밤의 빛의 하늘」이라고 하는 하나의 절(節)이 되기도 합니다.
빛나는 밤하늘... 별의 왕자님이다...
・Ignis Scientia 불 지식
발매 전에는 불 계통의 마법을 쓰는 마도사 포지션 아닌가 하는 추측이 돌았지만 지금은 인간의 지혜=불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동료들에게 맛있는 식사를 만들어주는 쿠킹마마 느낌.
참모역으로서 동료들을 백업해주며 때로는 어머니처럼 꾸짖기도 하고 따뜻하면서도 횃불처럼 왕으로서의 올바른 길을 제시하는 존재로서의 이름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Gladiolus Amicitia 검 우정
완력이 강하고 동료들을 아끼는 화끈한 청년 느낌이 있으면서도, 꽃 이름인 글라디올러스라고 치면 동생인 이리스=아이리스와 같은 분류인 꽃 이름 남매라는 게 정말 엘레강트하다고 생각합니다.
클라루스 작명 센스가 정말 좋네요, 전사이면서도 귀족의 우아함도 겸비한 이름 같습니다.
・Prompto Argentum
영어로 직역하면 Quick Silver
10년 후 해머 헤드에서 구입할 수 있는 총의 이름이 퀵 실버라 감동했습니다.
Silver=파마(破魔)의 힘을 가진 은 탄환으로 이미지하면 재빠른 은 총알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고, 건맨 포지션인 프롬프토를 나타내는 건가 싶습니다.
또 한 가지, quicksilver라는 한 단어로 보면 이 단어는 수은이라는 뜻입니다.
수은은 연금술의 중요한 요소로, 그가 연구소에서 태어난 클론(아마)이라는 배경이 현자의 돌에 의한 생명창조 같은 마도과학・연금술 모티브와 겹쳐지는 듯합니다.
또 주요캐릭터 중에 혼자서 ~스로 끝나지 않는 이름이라는 것도 니플하임 출신이라 출신성분이 다르다는 것을 암시하는 분위기도 있지요.
동시에 명사 promptus처럼 같은 계통의 이름으로 지을 수 있었는데 형용사 prompto가 이름이라는 건, 베르서스 시절 프롬프토에게 주어졌다는 배신의 역할을 나타내는 "은"을 넣고 싶었던 게 먼저이고, silver가 들어가는 영단어에서 찾아 들어가서 quicksilver가 나왔고, 그걸 라틴어로 번역한 게 프롬프토・아르젠툼이 되었던 게 아닌가 하는 일련의 과정도 망상하게 되고 맙니다.
이 4명의 이름이나 입장은 각자의 이름이 가진 의미와 동시에 사대 원소(공기/불/흙/물)이나, 대립하는 2대 요소(지식&검)+수은의 세 가지의 융합→새로운 빛이라는 연금술의 구도에도 맞아 떨어져서 여러가지 상상이 뻗어 나갑니다.
사족이지만 3개의 원소(엘리먼트)+아이템 류의 4가지의 융합으로 매직 보틀을 만드는 것도 연금술에서 따온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본편을 통틀어 거의 메인 캐릭터 4명만으로 이루어진 고정 파티라는 건 최근의 FF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 같은데, FF시리즈로서의 원점회귀나 킹스나이트 오마쥬인 것과 동시에, 사대원소에 4명이 맞아떨어진다면 그런 "4명이 함께함으로써 완벽한 조화가 이루어지는 인연의 끈" 같은 것이 이름에도 들어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Regis 왕
앞서 기술한 녹티스처럼 명사 Rex의 소유격으로, 「왕의 빛의 하늘」이라는 구절이 됩니다.
레기스가 신체를 대가로 지킨 마법장벽 자체가 왕이 백성에게 주는 빛의 하늘이었다고 해석해도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Aulaea 커튼, 캐노피, (천으로 된) 커버 (아울레아 : 녹티스의 어머니, 영어판은 Aulea)
성과 이름을 합치면 빛의 하늘의 커튼=오로라라고 해석하는 것도 예쁘고, 또 Aurora를 라틴어로 바꾸면 새벽dawn이 되기도 해서 몇 중으로 의미를 즐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엔딩곡 『too much is never enough』의 가사의 한 구절 "Retreating in covers and closing the curtains"에 겹쳐 본다면 어렸을 적 돌아가신 어머니의 곁에 간다는 뉘앙스도 가사에 들어있는 것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영문판의 Aulea는 아무래도 의미를 찾기가 어려운데, 이름이 해외 가이드북의 연표에서 딱 한 번 등장한 게 다라서(일본어 얼티매니아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어쩌면 Aulaea의 a가 빠져서 오타가 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말았습니다)
그 외에도 바람인 Aura나 금의 Aurea 같은 것도 연상하게 됩니다.
아우라라는 것만 보면 FF:U가 생각나는데 30주년인데 뭔가 해주지 않을까...
・Mors 죽음 (모르스 : 선선대 왕, 레기스의 부친이자 녹티스의 조부)
・Cor Leonis 사자의 심장. 모 레온하트 군이 생각나네요.
・Clarus 밝음
・Iris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무지개의 여신 이리스, 또 아이리스 꽃
오빠와 똑같이 꽃의 이름으로 지은 건가 싶습니다.
아이리스라고 하면 플뢰르 드 리스의 문장이니 뭔가 갖다붙이고 싶은 욕망이 드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역주 : 다만 플뢰르 드 리스는 백합이라 아이리스=붓꽃과는 다릅니다.)
・Aurum 금
시드니의 이름은 프롬프토의 이름과 대조적으로 지어진 듯합니다.
금보다 가치가 낮은 은, 혹은 황금을 만들기 위한 매개로 취급되는 수은이 동경하는 완벽한 존재=금인 시드니가 아닌가 싶네요.
・Sophiar 현명함. 시드의 나이든 현자다운 모습을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킹글 세력
・Nyx Ulric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밤의 여신 닉스, 유산, 늑대의 힘
・Libertus Ostium 해방된 자, 문, 입구
・Crowe Altius 까마귀, 검은 머리를 가진 자, 높은 곳
・Titus Drautos 로마 황제 티투스와 역할이 겹쳐서?
・Glauca 빛, 회색
◇테네브라에 (라틴어・프랑스어・에스페란토 어)
여러 언어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건 좀더 중립적인 국가다움이 두드러지는 것 같습니다.
Tenebrae → darkness, 가톨릭의 수난절 의식 테네브레(후술함)
・Nox night, darkness, sleep, death, blindness
녹티스의 lucis(lux)=light에 비교해서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5의 세계관 전체를 통해 강조되고 있는 빛/어둠의 이원구조가 여기서도 등장합니다.
・Fleuret 작은 꽃, (펜싱용) 세검
꽃의 가련함과 루시스 왕을 지지하기 위한 강함이 나타난 가문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베르서스 시절부터 공개되어 있던 가문명입니다만, 당시 트레일러에서 녹티스와 대치하는 스텔라가 레이피어처럼 생긴 세검을 소환했으니 뭔가 그쪽 설정에서 유래한 이름일지도 모릅니다.
・Ravus 회색(라틴어) love(에스페란토어)
글라우카와는 다른 어원의 회색이라고 합니다. 니플하임의 장군은 둘 다 이름에 회색이라는 뜻이 들어있군요.
한편으로는 루시스와 니플하임, 한편으로는 루나를 위해 제국군이 되었다는 복잡한 심경을 회색이라는 색이 나타내는 듯합니다.
・Sylva from the forest (실바 : 선대 칸나기, 루나의 어머니)
・Gentiana 용담 꽃(질 꽃과 닮았음) 꽃말은 「슬퍼하는 당신을 사랑한다」
・Umbra 그림자
・Stella 별
・Lunafreya
공식영어 표기・발음은 일본쪽 표기인 루나프레나/Lunafrena 가 아닌 「루나프레야」로 되어 있습니다.
freya, freja라고 하면 북유럽 신화의 여신 프레이야입니다.
「미, 사랑, 풍요, 싸움, 그리고 마법과 죽음을 수호하는 모신. 여성의 미덕과 악덕을 모두 내포한 여신으로 매우 아름다우며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욕망에 따라 행동하고, 성적으로도 분방했다. 달의 여신이기도 하다.」(출처 wikipedia)
쌍둥이 오빠로 프레이가 있으며, 발할라에서 죽은 자를 맞이하는 여신, 황금을 낳는 여신으로서의 역할도 있습니다.
「프레이야가 행방불명이 된 남편을 찾아 전 세계를 여행하는 동안 흘린 붉은 눈물은, 땅 속에 스며들어 황금이 되었다고 한다.」(출처 wikipedia)
이러한 프레이야의 역할은 후술할 파뷸라 노바 신화에서의 에트로의 역할과 겹칩니다.
녹티스가 부르는 루나라는 애칭, 또 작중 타이틀 화면에서 밤하늘에 뜬 달의 인상적인 그림이나 키 비주얼에서도 많이 쓰이고 있는 보름달 등 달을 의미하는 luna 부분을 강조함으로써 그녀의 이름의 freya 부분은 의도적으로 인상을 흐리게 만든 것 같습니다.
◇니플하임 제국 (노르웨이・스웨덴 어 등 북방 게르만어 중심)
Niflheimr→북유럽신화의 니플헤임, 지옥 헬헤임과 동일시되는 얼음의 나라
본편 11년 전 시바와의 싸움의 영향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지도상에서 제도 그랄레아는 설원의 중앙에 위치한 것처럼 보임.
물론 7의 니플하임도 시리즈 요소 느낌도 있음. (※역주 : 쓰신 분이 잘못 쓰셨지만 파판15의 제국은 니플하임, 파판7에 나오는 클라우드의 고향은 니블하임입니다. 철자 다름)
・Iedolas
우상, 꼭두각시라는 라틴어 Idola를 니플하임다운 스펠링으로 바꾼 이름이 아닐까요.
북유럽 신화의 거인 Hyndlas나 그리스 신화의 괴물 히드라 등 마물의 모습 또한 상기하게 됩니다.
・Aldercapt alder=age,old capt=주인 늙은 군주, 오래된 군주라는 뜻이려나
・Aranea 거미(라틴어) 그녀의 중립적인 입장을 상징한다?
・Loqi 북유럽 신화의 로키
・Caligo 안개(라틴어) 칼리고는 제국 직할령 출신이 아니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Verstael Besithia 다재다능한 짐승 (설정단계에서는 Versatile이라는 스펠링이었던 모양입니다) 매드사이언티스트 느낌
고대문명 솔하임→sol : 고대 노르드어・라틴어 모두 태양을 의미함 태양의 나라
별 이오스→Eos : 그리스 신화의 새벽의 여신 에오스
여섯 신→Astrals : 별에서 온 자, 성령(星霊) 라틴어의 별 astrum에서 유래
・아딘
Ardyn 셰익스피어의 어머니의 이름 Mary Ardyn 유래인가
izunia 여성명 Elizabeth의 변형 (폴란드)
합쳐서 「어머니의 이름이 엘리자베스인 자」라고 해석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셰익스피어・엘리자베스에 관해서는 합쳐서 후술하겠습니다.
2◇파뷸라 노바 크리스탈리스와 여신 에트로
베르서스 13과의 연계
베르서스 13으로서 시작된 15는, 최종적으로 스토리의 표면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FF13 시리즈에 등장했던 신화 파뷸라 노바 크리스탈리스의 영향을 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쪽은 신이나 크리스탈로부터 사명을 부여받은~ 부분에서 녹트는 르씨였던 것일까 정도로 대충 원형을 유추하는 수준에서 가볍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파뷸라 신화가 15 세계에서 분리된 이상, 새로이 15에서 지향하는 세계관과 아무래도 맞아떨어지지 않는 부분이 생기지 않았나 하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타이틀이 15가 되어서도 각 나라가 크리스탈을 갖고 있다든가 하는 부분이 남아있는 등 여러가지 설정이 바뀐 것 같고, 그 부분은 어디까지나 베르서스의 어떤 설정이 어떻게 남아있는지 명확한 시기는 알 수 없으니까요.
연작이었다는 설정을 감안한다면 13LR 이후 브니벨제가 만든 지구가 어쩌면 15 세계이고~ 라는 식으로도 겹쳐질 수 있겠지만, 별의 이름이 이오스라고 되어 있는 이상 다른 세계인 건 틀림없다고 봐도 되겠지요.
만약에 13→15로 세계가 바뀌었다고 치면, LR의 마지막 장면에서 브니벨제는 쓰러지고 신이 없는 세계가 되었을 테니 새로운 세계의 여섯 신이나 크리스탈이 존재하는 이유를 알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세계관이나 녹티스의 사명 등에 파뷸라 신화 전체를 가져오는 것은 공식에서 뭔가 언급하기 전까지는 별로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파뷸라 신화의 삭제에 관해서는 원형이 남아있는 요소도 있고, 통째로 삭제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로 받아들였습니다.
여신 에트로와 15의 「죽음」의 개념
파뷸라 신화 중 15에서도 유일하게 남아있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 여신 에트로입니다.
베르서스 시절부터 루시스가 사신(死神)인 여신 에트로를 믿는다는 설정은 나옵니다만, 15가 되고, 발매지역의 심의 기준에 따라서는 주인공들이 사신을 믿는 나라에 속해 있다는 것을 전면에 내세울 수 없게 되어 표면적으로는 삭제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발매된 15에서도, 루시스의 가장 고귀한 색은 검정색이며, roen과 콜라보한 녹트 일행의 복장이나 레기스의 국가 문장 등에는 사신을 나타내는 해골 모티브가 다수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 킹스글레이브 초반의 신문기사나 얼티매니아 등에서 이름이 등장한 선선대 왕, 녹티스의 조부인 모르스. 라틴어로 「죽음」이라는 의미의 이름을 부여받았습니다.
모르스는 본편 31년 전 니플하임과의 교전에서 패배한 끝에 27년 전에 서거했다고 합니다. 패전이나 마법장벽의 축소 등을 불가피하게 만든 왕이긴 하지만, 루시스에 결정적인 피해를 입힌 존재라고까지는 할 수 없습니다. 실패한 왕으로서 메타적인 의미로 「죽음」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즉 루시스에 있어 「죽음」은 왕의 이름에 사용될 정도로 고귀한 개념으로 취급되었던 것이 아닐까요. 죽음이란 삶을 달성한 끝에 있는 것이기도 하고, 영혼의 순환을 위한 입구이기도 하며, 여신 에트로의 곁으로 돌아가는 영혼의 안식으로서 숭배되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FF13LR에서는 여신 에트로를 신봉하는 집단은 이단으로서 브니벨제를 모시는 신관들에게 위험시되었지만, 베르서스=대치하는 자로 해석한다면 애초에 브니벨제를 숭배하는 세계와 에트로를 숭배하는 세계라는 평행세계적인 존재라는 것도 있을 법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린제나 펄스 같은 13의 다른 신들은 15에서는 우선 고려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만, 15에서도 에트로 같은 여신은 영혼의 순환이나 인간의 생사를 관장하는 존재로서, 또 여섯 신의 상위에 있는 여신으로서 이오스 세계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영혼의 순환을 관장하던 것은 13에서의 설정이지만, 여섯 신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별의 의사나 빛과 어둠의 균형과 같은 요소들을 생각하면 여섯 신의 상위에서 그 모두를 포괄하는 신은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여섯 신은 13에서 말하는 팔씨 정도의 위계를 가진 존재가 그대로 남은 것이 아닐까요.
또 어디까지나 파뷸라 신화는 15에서 삭제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15 세계에서 죽음의 여신이 에트로의 이름을 계승하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단 이 고찰 글에서는 에트로와 같은 역할을 하는, 이야기에서는 언급되지 않은 여신이 있다는 전제 하에 이후에도 에트로라는 이름으로 이야기를 진행할 것입니다.
프레이야/루나와 에트로
원래 북유럽 신화에서 유래된 요소나 이야기라는 느낌이 많이 드는 파뷸라 신화입니다만, 루나의 이름에 등장한 프레이야는 에트로와 몇 가지 관련이 있습니다.
이것이 다음 요소입니다.
・발할라에서 죽은 자를 맞이하는 여신→13의 에트로와 같음
・황금을 낳는 여신
행방불명이 된 남편을 찾아 세계를 여행하는 동안 흘린 붉은 눈물이 땅에 스며들어 황금이 됨
→고독과 무력함을 한탄하며 스스로의 몸을 찢어 피를 흘리며 어머니 무인을 찾음. 그 때 흘린 피에서 인간이 태어남.
이런 것들이 포함된 이름이라는 것만으로도 루나에게 에트로로서의 요소가 부여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베르서스 시절부터 에트로라고 밝혀져 있었던 15의 메인 로고의 잠든 여신의 모습이 엔딩의 묘사에서 루나와 겹쳐지는 것도, 리바이어선 전에서 사망한 루나가 불가시세계(발할라이든 평범한 사후세계이든)에 들어가 에트로가 되었다고 한다면 그 상징이 여신에서 단순한 히로인으로 바뀌게 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역주 : 이 부분 해석이 좀 애매합니다. 제보받아요.)
또 15 키비주얼인 창조신화의 삽화에서, 왕과 세 명의 종자들을 메인 4명에 적용시킨다면 루나는 명백히 여신으로 보이는 중앙의 여성일 것입니다.
한쪽 날개는 아딘의 의상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한 가늘게 뻗은 날개, 다른 쪽 날개는 성스러운 빛을 두르고 있는 것을 보아, 빛과 어둠의 이면성을 내재하고 있는 여신이 아닐까요.
인간의 세계와 신의 세계
가시세계/불가시세계라는 사람이 살아가는 세계와 신들의 세계를 나타내는 단어는 13의 파뷸라 노바 신화에서 쓰이고 있습니다만, 15에서도 인간의 세계와 겹쳐지는 보이지 않는 세계가 있다는 것은 암시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 등장하는 것이 여섯 신과 녹트의 무기소환입니다.
영문판에서는 여섯 신은 The Astrals라고 불리고 있는데, 녹트의 무기소환도 (영어 공식에서 그렇게 쓰였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적어도 해외 팬덤에서는) "The Astral"에서 무기를 불러낸다는 표현이 쓰입니다.
astral은 말 그대로 [별의]라는 형용사로 15의 세계관에 맞춰 생각한다면 성령(星霊, 별의 영혼)이라고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봅니다만, 한편 조금 오컬트적인 방면에서 보면 아스트랄이라는 단어는 물질계와 신의 세계의 사이에 존재하는 영혼의 세계 같은 장소나 그곳에 존재하는 영체를 말하는 용어로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영어판에서의 어빌리티 콜도 높은 차원으로의 상승이나 승천, 즉위 등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Ascension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어서 어딘지 모르게 차원의 이동이나 크리스탈 세계로의 출입이 녹티스의 능력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닌가 추측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15 세계에서는 존재하는 차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나누어 볼 수 있지 않나 합니다.
◎가시세계=인간이나 평범한 생물이 사는 세계
◎불가시세계
・아스트랄계=소환하는 무기가 수납되어 있는 등 광요의 반지・크리스탈의 힘으로 이어지는 세계
・신들의 세계=여섯 신 등이 사는 고차원의 세계
어쩐지 여섯 신이 평소에 존재하는 차원과, 녹티스가 10년 동안 잠들어 있거나 역대 왕과 닉스가 만나는 등 인간이 접근할 수 있는 차원은 얼핏 나누어져 있다는 이미지입니다.
13과 달리 발할라나 에트로라는 단어가 본편에는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확실히 말할 수는 없지만, 위에서 아스트랄계라고 언급했던 층에 혼이 순환하기 전 들어가는 장소, 물질계와 신들의 세계의 중간이 되는 장소가 이 위치에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요.
・루시스 왕가는 반지의 힘이나 왕족의 혈통에 의해 아스트랄계까지는 간섭할 수 있다
・칸나기는 가시세계에서 신들의 세계로 말을 걸 수 있다
・여섯 신은 3개 계층의 세계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역대 왕은 신에 가까운 존재이지만 신은 아니므로 아스트랄계에 존재하며, 반지를 통해서 저쪽에서 접근하는 경우가 아니면 외부 세계에 간섭할 수 없다
등을 상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이상의 사실을 보면 15 엔딩의 결혼식을 사후세계라고 본다면, 불가시세계에서 죽음의 여신 에트로 곁으로 가서, 사명을 달성한 후 죽음의 잠에 든 왕 녹티스…라는 구도이며, 죽음의 여신과 결혼식 예복을 입고 입맞춤을 나눔으로써 왕으로서 죽음을 맞이하는 결혼식인 동시에 장례식인 엔딩이라고 생각합니다.
죽음과의 결혼이라는 탐미적인 어감이 좋아서 이걸 밀고 싶습니다.
루나의 역할에 관해서는 조금 더 나중에 언급하겠습니다.
3◇햄릿과 겹쳐지는 왕자의 이야기
베르서스 시절의 트레일러나 컨셉 아트에는 다음과 같은 광고 문구가 빈번히 등장했습니다.
「선한 것도 악한 것도 없다. 생각이 선악을 만드는 것이다. by W. Shakespeare」
셰익스피어의 햄릿 인용입니다.
베르서스라는 타이틀에서 선과 악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테마에 관해 언급하기 위한 인용이라 생각했습니다만, 햄릿의 내용과 FFXV의 이야기를 다시 비교해 보면 이야기의 큰 줄기가 햄릿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햄릿의 줄거리/출처 wikipedia 인용・일부 요약
무대는 덴마크, 부왕이 급사하고 곧 왕의 동생 클로디어스가 과부가 된 왕비 거트루트와 결혼하여 왕위를 잇는다.
부왕의 죽음과 어머니의 갑작스런 재혼으로 우울에 빠진 왕자 햄릿은 유령으로 나타난 아버지에게 그 죽음이 클로디어스의 독살이었다는 사실을 듣는다.
복수를 맹세한 햄릿은 미친 척 연기를 한다. 왕과 왕비는 그가 변했다며 우려하지만 재상 폴로니어스는 그 원인을 딸 오필리어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의 명령으로 그를 떠보는 오필리어에게 햄릿은 호된 취급을 한다.
이윽고 햄릿은 클로디어스가 아버지를 암살했다는 확실한 증거를 잡게 되나, 숨어서 그와 어머니인 왕비의 대화를 엿듣고 있던 폴로니어스를 왕으로 오해하고 찔러 죽이고 만다. 오필리어는 일련의 슬픔 때문에 미쳐버리고, 끝내 물에 빠져 죽는다. 폴로니어스의 아들 레어티스는 아버지와 여동생의 원수를 갚고자 복수심을 불태운다.
햄릿의 존재에 위협을 느낀 왕은 레어티스와 결탁하여 독검과 독이 든 술을 준비해 햄릿을 검술시합에 끌어들여 몰래 죽이려 한다. 그러나 시합 도중 왕비가 독이 든 사실을 모르고 술을 마시고 죽게 되며, 햄릿과 레어티스 양쪽 다 시합중에 독검에 상처를 입는다.
죽어가는 레어티스로부터 진상을 들은 햄릿은 클로디어스를 죽이고 복수를 달성한 후 사건의 전말을 세상에 전해달라는 유언을 친구 호레이쇼에게 남기고, 죽음을 맞이한다. 폴란드에서 개선하고 돌아온 이웃 나라 노르웨이의 왕자 포틴브라스가 햄릿의 유언에 따라 왕위를 잇는다.
햄릿의 등장인물을 15 캐릭터에 적용하면
왕자 햄릿=녹티스
숙부 클로디어스=아딘
선왕=레기스
오필리어=루나
레어티스=레이브스
부왕을 죽이고 왕위를 빼앗은 클로디어스에게 복수하고 죽는 햄릿, 아버지와 동생의 원수를 갚기 위해 햄릿의 목숨을 노리는 형 레어티스, 물에 빠져 죽은 오필리어, 왕자의 최후의 유언을 받아들이는 친우 호레이쇼
어떻습니까, 정확히 인용되어 있지요…!
녹트가 여행 중 모으는 팬텀 소드도, 팬텀=아버지의 유령이라는 의미로 왕자를 이끄는 존재로서 이야기에 삽입된 키워드가 아닐까 싶습니다.
호레이쇼는 15의 친구들 3명이라고 해도 좋고, 귀족의 입장이라는 위치로 보면 글라디오&이그니스 두 사람을 합친 거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의 포지션은 좀 그렇고…)
15의 스토리에서는 확실히 그려지지는 않은 부분을 햄릿에 겹쳐 본다면, 왕좌를 빼앗은 자를 벌한 왕자 녹티스는 역시 그 자리에서 죽고, 오필리어로서의 루나도 올티시에에서 목숨을 잃게 되는 것 같습니다.
포틴브라스가 폴란드에서 개선 도중이었던 것도, 아딘의 이름에서 갑자기 등장한 이즈니아의 이름이 유래된 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덧붙여 이웃나라 왕자 포틴브라스의 포지션에 프롬프토를 끼워맞추는 것도 굉장히 개인적으로는 신나는 일입니다↓↓
4◇프롬프토의 출신 망상
갑작스런 100% 망상입니다.
・이돌라가 황제로서 전선에 섰던 것 치고는 레기스 이상으로 고령으로 보인다는 것
・앨더캡트 가문은 니플하임 제국 건국 이래 혈통에 의한 세습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돌라의 후계자, 황태자의 포지션을 가진 캐릭터는 등장하지 않음
・15의 캐릭터들이 정면을 보고 있는 바스트업 키 비주얼(가면에 쓰였던)의 프롬프토와 이돌라를 나란히 놓고 보면 눈매/윤곽/입술 모양, 피부 색이나 작은 체구 등이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듦
이상을 소재로 마도병 후보・소재로서 연구소에서 태어난 어린이들은 30년 이상 전에 목숨을 잃은, 이돌라와 지금은 죽고 없는 아름다운 황비 사이에 태어난 니플하임 황자의 클론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돌라 자신의 클론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건 코의 모양이나 모든 부분이 그대로 닮은 것은 아니지만 역시 닮았어! 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좋은 군주였다고 하는 이돌라가 사산 때문인지 전쟁 때문인지 모르지만 목숨을 잃은 황비와 아들을 보며 절망하고 있는 차에 아딘이 나타나, 나라면 두 사람을 살릴 수 있다고 귓가에 속삭이면서 그 후 니플하임에 급속히 마도병 기술이 발전하게 되고 시해 연구에 열중해 악행을 거듭한 것이라는 식으로도 앞뒤가 맞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아딘이 캠프에서 프롬프토의 턱을 들어올리는 것도, 연구소에서 봤던 낯이 익은 실험체의 얼굴과 닮았다는 것을 눈치채서가 아닐까요.
동굴에서 프롬프토를 납치한 시해는 황비 그 자체거나 그 클론이었다거나.
또 만약 마도병에 관한 연구가 아딘에게 올 때까지 제국에서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면, 글라우카의 갑옷이 솔하임의 유산을 발굴한 것이었던 것처럼 마도병・클론 기술도 아딘이 가져온 솔하임에서 유래한 로스트 테크놀로지인 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슬픈 출생의 비밀을 가진 마도병이라는 것은 FF 시리즈에서 익숙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만 특히 고대 기술이니 세포니 인조 병사 같은 것은 7의 솔저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또 해외 가이드의 관계도를 보면 바스티엘이 호조 포지션이고 세피로스랑 똑같네요!
간단하게 시해화되지 않는 우량 개체는 마도병 후보용 케이지에서 꺼내서 황태자 후보로 키웠다거나.
클론은 전원이 프롬프토랑 같은 타입이 아니라 클론이면서도 유전자 조작을 거쳐서 그 외에도 많은 타입이 있으면 좋겠다거나(인상 나쁜 베르서스 프롬프토도 15 세계에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연구소에서 영양가 없는 식사를 해도 흡수율이 좋도록 유전자를 개량했기 때문에 인섬니아에서 맛있는 식사를 했더니 살이 포동포동 쪄버렸다거나… 마도병으로서도 황태자 후보로서도 오래 써먹을 수 있도록 성인이 되고서는 극단적으로 노화가 느려지는(루시스 왕이 금방 늙고 단명하는 것과 반대로… 그러니까 30대 프롬프토도 수염을 길러서 동안인 걸 숨기고…)라거나…………프롬프토의 어깨에 있는 점도, 왼쪽만 아니라 오른쪽에도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결코 3D 모델링 반전 실수가 아니라 클론이니까 그런 것일 수도 있다거나……….
또, 프롬프토가 1살에 양자로 들어왔다는 것은 루시스 정부로부터 서류상으로 의심받지 않도록 위조한 것이고, 실은 프롬프토도 8살 정도에 그 초등학교에 전학온 거면 좋겠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로키와 연구소의 김나지움에서 동창이었던 것도 좋을 거 같다아아아, 로키와 조금 얼굴형이 닮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고… 니플하임 사람 특유의 얼굴 생김새 같은 게 따로 있는 걸까.
연구소의 좁은 생활공간이라거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높은 데 있는 묘지라든가 연구소에서 엄청나게 많이 보이는 벌레 같은 게 폐쇄공포증이나 벌레 무서워하는 트라우마의 원인이 된 건 아닐까요.
아무튼 만약 루시스 왕자와 니플하임 왕자(의 클론)이 친구가 되어 같이 여행하고 있었던 거라고 생각하면 쩔어줍니다.
5◇그리스도 수난절과 겹쳐 보는 구세주 이야기
15의 스토리에서 그려지는 부왕의 복수와 왕좌의 탈환을 위해 분투하는 왕자의 비극이라는 부분은 햄릿만으로도 설명될 수 있지만, 한편 세계를 구한다는 요소는 거기서는 수습이 되지 않습니다. 이쪽은 그리스도의 수난을 인용하면 잘 맞아들어갑니다.
그리스도의 시대(기원후 30년경)의 이스라엘은 로마 제국의 속주가 되어 문화적으로는 비교적 자유로웠으나 사람들은 자신들을 해방해줄 구세주=진정한 왕의 도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메세지는 성서나 기독교의 가르침을 통해 특히나 반복되는 부분입니다.
수난절
수난절은 신약성서의 이야기 클라이막스에서 그리스도가 예루살렘에 입성한 이후 십자가에 매달려 한 번 목숨을 잃고 사흘 만에 부활하기까지의 일주일의 이야기입니다.
아주 거칠게 요약하면 그리스도는 당시의 이스라엘을 지배했던 로마 제국이나 종교지도자들에게 이곳저곳에서 싸움을 걸며 새로운 가르침을 전파하는 여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스도가 신의 아들로서 많은 기적을 일으키는 여행 이야기에는 제자들이 무장을 하고 있었다는 해석도 가능한 묘사 또한 있습니다. 그렇게 각지에서 민중의 지지를 모은 그리스도는 「새로운 왕」으로서 환영을 받으며 보스전이 기다리는 장소인 예루살렘으로 갑니다.
제국의 통치 하에서 왕으로서 칭송받고 지지 세력을 모으며 종교의 새로운 해석을 주창하던 그리스도는 로마 제국에 있어서도 유대교의 사제들에게도 눈엣가시같은 존재였기에 저놈을 죽이자는 쪽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리스도는 신의 아들이기에 그것을 알고서 나는 곧 인류를 위해 죽는다…고 달관하며, 최후의 만찬이나 유다의 배신 등 드라마틱한 이벤트가 차례차례 일어나게 됩니다.
수난절에 일어났던 일의 일부를 게임의 14장에 적용해 보면, 우선 인섬니아로 향하기 전 마지막 캠프 신과 그리스도의 겟세마네의 기도가 겹쳐 보이는 듯합니다.
그리스도는 12명의 제자들과 여행을 합니다만, 그 중에서도 특히 가까운 제자가 세 명 있었습니다. 예수보다 나이가 많은 베드로와, 야고보・요한 형제입니다. 나이가 많고 제자들의 대장 캐릭터였던 베드로, 형 캐릭터인 야고보, 12명 중에서도 나이가 어린 캐릭터 요한의 포지션은 글라 이그 프롬이랑 딱 맞아떨어지지 않나요.
예수는 예루살렘 교외의 올리브 산까지 12명을 데려가서, 거기서 다시 3명을 데리고 안쪽의 겟세마네 동산까지 가서 신에게 정말로 나는 죽어야만 하나요?! 라는 기도를 올리고, 역시 괴로워… 하고 웁니다. 은근히 각색 안 한 겁니다. 겟세마네 표 괴로워 캠프입니다.
15였다면 이 신 직전에서 평화로운 분위기의 최후의 만찬 같은 캠프 식사를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유다와 은화
수난절이라고 하면 유다의 배신이 유명하죠. 유다는 그리스도가 올리브 산에 있다는 정보를 제국 측에 알리고 체포당하게 한 보수로 은화를 받았습니다.
프롬프토는 베르서스 때부터 오른팔에 리스트밴드를 하고 있었는데, 스토리 도중에 배신할 가능성이 좀더 높은 캐릭터였다는 것 같습니다. 은=아르젠툼이라는 이름도 은화의 은유로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그런 유다와 겹치는 배신자 포지션이었을지도 모르는 프롬프토도 지금은 요한으로 포지션 체인지입니다. 자기가 쓴 복음서에서 1인칭이 「주님이 가장 사랑하시는 제자」인 요한입니다. 녹프인가?
작품에 그려졌을지도 모르는 배신에 관한 복선은 그랄레아에서의 장면에서 했던 한두 마디 대화로 해소가 되죠. 니플하임 출신이라는 데 대한 갈등이나 그런 주제로 녹트와 대화하는 장면 같은 것들을 본편에서 좀더 차근차근 보고 싶었지만, 구출했을 때의 그 담백한 대화가 프롬프토에게는 정말로 어이없을 정도로 가장 큰 구원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덧붙여 녹트=그리스도, 프롬프토=요한 포지션을 밀고 나간다면 요한이 쓴 복음서의 마지막 항, 21장 22절이 엄청나게 브로맨스라서 아~~~~ 하게 되니까 관심이 있으시다면 잘 부탁드립니다…. 프롬이는 분명 오래 살거야……. 성경 관련해서 이렇게 난리쳐 본 건 다자이의 직소 이후로 처음이야…. 하지만 그쪽도 베르서스 프롬프토랑 겹쳐 보여서 좋음…)
tenebrae - 테네브레
라틴어로 암흑을 의미하는 tenebrae는, 그 스펠링 그대로 수난기의 태형 3일 전부터 가톨릭에서 거행되는 전례 테네브레=어두운 조과(朝課)를 의미합니다.
부활절 전의 성 목요일로부터 3일간 조과에서 행하는 미사로, 성경의 낭독과 찬미가의 합창을 몇 번에 걸쳐 반복하며 13개의 촛불을 하나씩 끄고, 마지막 노래를 합창한 후 마지막 하나를 끄면 성당은 어둠에 휩싸입니다.
미사의 참가자들은 그렇게 그리스도의 절명의 순간을 추체험하는 것입니다.
아딘을 쓰러뜨린 후 옥좌에서 역대 왕의 검을 하나씩 몸에 받아들이는 녹티스의 묘사 그대로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째서 타이틀은 15인데 모으는 검은 13개인가 플레이 내내 생각했지만, 녹트의 그리스도와 같은 구세주로서의 입장을 나타내기 위한, 염연히 의미가 있는 숫자였던 것입니다.
테네브레의 전례에 더하여, 루시스 왕도 성의 모델인 도쿄도청 자체가 파리의 노트르담 사원을 모델로 한 건축물이며, 또한 알현실도 공간 자체나 장식까지 고딕 양식의 예배당을 강하게 의식한 디자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보통 교회에서 제단이나 십자가가 걸려 있는 장소에 있는 것이 바로 왕의 옥좌입니다.
왕성 자체가 거대한 대성당이며, 그 옥좌=십자가에서 목숨을 바쳐 세계를 구하는 녹티스…. 그야말로 구세주로서 묘사되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덧붙여 인섬니아 자체가, 성벽에 둘러싸인 편평한 도시라고 생각했는데 킹스글레이브에서 보면 벽 안에도 언덕이나 골짜기가 있는 등 기복이 많은 지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루살렘은 현재에도 일본의 일반적인 도시에 비해 그렇게 크지 않은 도시입니다만, 올리브 언덕・시온 언덕・골고다 언덕・신전의 언덕 등 주변이나 도시 내부에 많은 높낮이가 있습니다.
너무 넘겨짚은 것일지도 모르지만 모델이 되는 지형은 도쿄에 더해, 예루살렘을 의식해 디자인된 도시라고 생각됩니다.
성벽에 둘러싸인 구 시가지의 중앙부에 교회가 있다는 이미지나, 인섬니아의 성벽 밖이긴 하지만 검문소 주변 풍경도 정말로 예루살렘 교외와 상당히 닮았고, 그런가 하면 녹트 일행이 여행을 시작하는 리드 지방의 사막 자체도 예수가 여행하는 갈릴리 지방의 풍경 같다거나.
황야 같은 거야 세계 어디나 비슷하다는 생각은 하지만, 개인적으로 몇 년 전 이스라엘 여행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봤던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배경을 게임을 하면서 몇 번이나 본 것 같은 느낌입니다.
또 예수 이후의 기원후 70년경 예루살렘은 유대인 대 로마 제국의 유대 전쟁으로 인해 전화에 휩싸여 함락합니다.
그 때 이중 성벽이 파괴되거나 마을의 중심이 되는 존재였던 신전이 붕괴되는 등 시대는 조금 다르지만 킹스글레이브의 인섬니아 함락과 비슷한 분위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또 그 때 로마군의 지휘를 맡았던 장군이 후에 황제가 되는 티투스…. 영어 발음으로는 타이투스입니다.
타이투스・드래드의 이름도 여기서 따온 것일지도?
숫자 「14」
게임에서는 15가 아닌 14라는 숫자가 인상적으로 사용됩니다.
녹티스는 제 114대 루시스 왕, 스토리 부분의 전체 장수는 14장까지입니다.
・왕의 계보의 숫자
신약성서의 가장 첫 장, 마태가 쓴 복음서에서는 구약성서의 최초의 예언자인 아브라함으로부터 다윗 왕과 솔로몬 왕을 거쳐 그리스도에 이르기까지의 계보가 이름과 함께 줄줄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열 두 씨족은 아브라함의 아들들로부터 나왔기에 예수 시대에서 보기에도 신화 급으로 오래된 인물이라도 계보의 기원이라고 여겨지고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계보에 다윗 왕이 등장한다는 것은 목수의 아들이었던 예수를 이스라엘의 정당한 왕의 혈통이라고 주장하기 위한 지극히 중요한 구절입니다.
또 같은 복음서 1장 17절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그런즉 모든 대 수가 아브라함부터 다윗까지 열네 대요 다윗부터 바빌론으로 사로잡혀 갈 때까지 열네 대요 바빌론으로 사로잡혀 간 후부터 그리스도까지 열네 대더라」
14라는 숫자가 상징적으로 반복되고 있습니다.
레기스가 제 113대 국왕이었다는 것은 물론, 게임 본편 엔딩에서 홀에 걸려 있던 태피스트리에 정식으로 녹티스・루시스・카일룸은 제 114대 왕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FF15인데 왜 굳이 114대째의 왕인가 했는데, 중요하게 여겨졌던 것은 구세주로서의 왕인 그리스도의 계보를 나타내는 14라는 숫자였던 것입니다.
덧붙여 약 2000년의 루시스 역사에서 114대 왕이라는 것은 얼핏 보면 큰 숫자로 보이지만, 2000÷114로 하면 평균 재위기간은 약 17년, 반지의 힘을 행사하기에 대대로 단명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레기스를 모델로 20대 중반 정도에 즉위해서 4~50세에 늙어 사망한다고 치면 딱 적당한 숫자인 것 같습니다.
또 도시 디자인뿐 아니라 여러 가지 문화적 요소나 흑발인 사람이 많은 등 기본적으로 인섬니아를 도쿄에 빗대 본다면, 신화처럼 2000년 이상이거나, 적어도 1300년 정도 계속된 125대 동안 이어지는 왕조라는 것도 우리들에게는 꽤 친숙한 게 아닐까요.
・돌로로사의 길의 14처
예루살렘에는 그리스도가 자신이 매달리게 될 십자가를 처형장인 골고다 언덕까지 짊어지고 걸어간 길, 비아 돌로로사라는 마지막 걸음의 행로가 있습니다. Via Dolorosa, 라틴어로 「고난의 길」을 의미합니다.
길 도중에는 14개의 체크포인트 같은 것이 있어서, 각자 여기가 마리아와 대화한 장소,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 장소, 지켜보던 민중들 중 한 명이 예수를 대신하여 십자가를 지고 걸었던 장소 등의 일화가 남아있어서 지금도 그 행로를 따라가는 것이 성지 순례의 단골로 되어 있습니다.
그 14처에 관해서 말씀드리지만, 제 1~9처는 예루살렘 구 시가지 각지에 흩어져 있으며, 10~14처는 골고다 언덕이 있었다고 전해지는 성묘 교회 내부에 있습니다.
이제 아셨을 거라 생각하지만 이 구도는 XV의 게임의 챕터 구성 그대로 맞아 떨어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자유도가 높은 여행이 가능한 1~9장과, 수난의 길 도중에 있지만 마을 여기저기에서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에피소드가 몰려 있는 것이 제 9처까지.
한눈을 팔 수 없는 일직선 진행 스토리가 되어 여행에 고난의 빛이 짙어지는 10~14장과, 가시 왕관을 쓰고 옷이 벗겨진 채 결국 십자가에 못박혀 죽음의 순간을 맞이하는 제 10처 이후.
그리스도가 옷을 빼앗겨 초라한 모습으로 10처로부터 앞으로 걸어나가 십자가에 매달린 것처럼, 친구와 레갈리아, 무기소환의 힘과 10년간의 시간 등 여러 가지를 잃고 지쳤음에도 왕으로서 옥좌를 향해 나아가는 녹티스의 모습이 겹쳐 보입니다.
또한 레기스가 쓰고 있는 그림으로만 등장합니다만, 루시스 왕의 왕관은 가시 왕관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면류관을 쓰고 고난의 길을 걷는 것이 숙명지어진 왕가라는 의미인가.
그리고 예수가 죽기 3시간 전부터 낮인데도 땅 전체가 암흑에 뒤덮이고, 예수의 죽음의 순간 천변지이와 함께 어둠이 걷혔다는 묘사가 있습니다.
3시간 전=3장 전이라면 12장의 테네브라에에서 밤이 길어졌다는 작중의 묘사와 겹친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제 14처 자체에는 예수의 묘소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14장은 인섬니아 전체가, 어쩌면 왕의 옥좌 그 자체가 왕 녹티스의 묘소라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FF15의 게임 전체가 녹티스의 수난의 길이고, 플레이어는 그 길을 따라 순례하는 것이라고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주로 가톨릭 쪽에서 최근 예수가 죽은 장소인 제 14처를, 동시에 부활의 장소로서 제 15처로 해석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합니다.
게임의 15장은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을 뿐이지만, 목숨을 바친 옥좌에서 일어난 녹트가 다시 한번 걸어나가는 미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Via Crusis와 Via Lucis
이 수난의 14처의 장소는 기독교에서 Vis Crusis(the way of cross, 십자가의 길)로 불리며, 종교화나 조각, 스테인드글라스 등으로 묘사되며 특히 가톨릭 계열에서 교회 내부에 한 바퀴 빙 둘러 배치하곤 합니다.
예루살렘까지는 갈 수 없어도 가까운 교회에서 수난의 길을 따라가는 순례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유럽에서는 유명한 화가의 작품이 관광 명소가 되어 있는 교회도 많지요.
이 수난의 Via Crusis와 반대로, 가톨릭에서 90년대부터 Via Lucis, the way of Light라고 하는 것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참조한 링크에서는 이탈리아의 신학자가 제창하여 교황청에서 승인했다고 합니다만 아직 새로운 개념이고 아마도 아직 마이너한 것이라는 생각은 합니다)
수난의 14 장소에 대응하여, 태형 3일 후부터 40일 후의 승천까지의 그리스도의 부활의 14 장소를 골랐다고 합니다. 마리아나 제자들이 빈 무덤을 발견하고, 부활을 믿지 않는 제자 앞에 여러 번 모습을 나타내거나 제자들에게 각지에서 포교를 하도록 가르치거나 한 장소입니다.
14장까지 해서 사명을 완수한 녹트는 죽음을 맞이했지만, 부활과 희망의 새로운 14개의 장을 이야기하는 XV-2 역시 어떻습니까. 그죠 그죠. Via Lucis 편이라구요. 딱 아닌가요?
그리스도의 경우 부활 후 40일 후에는 또 승천해 버립니다만, 재회 해피엔딩인 것처럼 속이는 이별엔딩은 지뢰라 녹트에게는 부활한 후에는 왕의 힘을 잃고 인간으로서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또 다른 본편 속 성경 관련 소재
・프롬프토의 「빛이 있으라!」
다른 게임에서도 고정 대사로 나오는 것 같아서 이런 패러디 요소도 고려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역시 구약성서의 최초의 말씀이죠.
이후 어둠에 감싸인 세계를 생각하면 한층 마음이 아파지는 말입니다.
・물고기=그리스도의 심볼
녹트라고 하면 낚시가 취미이고, 게임 중의 스킬도 물고기 아이콘으로 표시됩니다.
한편 그리스도의 심볼도 「익투스」라고 불리는 물고기 마크입니다.
초기 기독교도가 박해를 피해 서로를 알아보기 위해 기독교에 관한 단어의 첫 글자를 따서 그리스어로 물고기를 뜻하는 익투스-ΙΧΘΥΣ라는 문자 혹은 물고기 마크를 사용한 것이 유래입니다만(숨덕이 겉보기에는 티나지 않는 디자인의 굿즈를 가지고 길을 걸으면서 서로 눈을 마주치는 것과 비슷합니다) 현재도 유럽, 미국 쪽이나 기독교 정교회에서는 기독교의 사도를 나타내는 심볼로서 데포르메한 물고기 마크를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곳에서도 녹티스=그리스도의 구도가 나타나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거나.
・Apocalypsis Noctis
묵시란 「숨겨져 있던 것이 밝혀진다」라는 의미로, 묵시록이란 세계의 종말이나 구원에 관한 신으로부터의 중요한 메세지를 기록한 문장을 말합니다.
신으로부터 받은 계시를 기록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에, 말 그대로 하면 「녹티스의 묵시록」입니다만 「녹티스의 계시」라고 해도 좋을지도 모릅니다.
이 곡뿐 아니라 찬송가 같은 드라마틱한 곡조의 곡이 많아서 기독교스러운 세계관이 두드러지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신약성서의 장님을 눈뜨게 한 연못의 기적
올티시에의 전투에서 이그니스가 실명하고, 그 후 불협화음이 생긴 동료들이 화해하고 이그니스가 함께 가고 싶다고 속내를 드러내는 에피소드가 그려지는 11장에는 연못이 등장합니다.
이 에피소드는 성서의 요한이 기록한 복음서 9장 1~7절의, 태어나서부터 장님이었던 자에게 예수가 진흙을 바르고, 연못에서 씻어내자 눈이 보이게 되었다고 하는 일화를 따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요한이 쓴 복음서는 성서 중에서도 특히 빛과 어둠에 대한 주제가 많아서, 이 에피소드에서 이그니스 자신이 보이지 않는 세계 속에서 그 나름대로의 빛을 찾아냈다는 생각을 하면 감개가 무량합니다.
(이쪽은 1월에 쓴 고찰글을 업데이트했을 때 읽어주신 重節陽님(tw@cho_setuyo)이 쪽지로 가르쳐주셨습니다. 11장을 처음 플레이하면서 이미 맹인과 연못이라는 요소로부터 분명 이그니스에 대한 구원을 제시하는 에피소드라고 예상하셨다고…. 굉장해…!! 감사드립니다!)
이처럼 성경의 일화나 기독교 관련 소재와 겹치는 부분은 어쩌면 본편의 다른 부분에도 더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6◇아딘・이즈니아란
아딘의 의상에는 15 본편 등장시에는 없지만, 킹스글레이브나 다른 캐릭터와의 비주얼 등에서 왼쪽 팔 부분에 제법 판타지스러운 날개 같은 장식을 달고 있습니다.
편익천사 세피로스에서 유래한 건가 싶기도 하고 FF의 전형적인 악역상이라는 분위기를 풍기는 것과 동시에, 15의 타이틀 로고나 신화의 그림 가운데에 그려진 에트로로 보이는 여신의 왼쪽 날개와 똑같은 날개입니다.
저는 이것을 아딘 역시 녹티스를 구세주로서 길러내고 인도하는 에트로의 반신(半身)이라는 묘사가 아닐까 합니다.
본편에서 날개를 뺀 것은 특히 14장과 직후의 엔딩에서 루나를 본딴 듯한 로고 연출에서 플레이어가 어, 이 날개 아까 아딘이 달고 있지 않았어? 하고 위화감을 못 느끼게 하려고 한 것이었을까….
그리고 움직이기 어려울 것 같은 큰 부분이라 자동차를 타거나 길거리에 서 있게 하기가 힘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지막 보스전에서 제2형태 같은 게 있었다면 날개를 단 모습도 보고 싶었어!!
그리고 그의 이름에 관한 것인데요.
・Mary Ardyn=셰익스피어의 어머니 이름
녹티스를 그리스도에 비유했을 때 Mary에서 성모 마리아가 연상되는 것은 물론, 햄릿을 베이스로 한 이야기 세계에 있어서 아딘은 이중으로 "어머니"의 의미를 나타내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또 아덴판 셰익스피어라고 하는 시리즈 책이 존재합니다.
19세기부터 발행된 셰익스피어를 좀더 연구목적으로 주석 같은 것을 단 버전인데, 아덴판이라고 하는 호칭은 셰익스피어의 어머니에게서, 혹은 마찬가지로 그녀에게서 이름을 따온 『뜻대로 하세요』에 등장하는 아덴 숲에서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이를테면 같은 원작이라도 번역에 따라 이와나미판・슈에이샤 판 등 여러 버전이 있듯이 아덴판이라고 하는 이름 자체에 깊은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셰익스피어와 아덴의 이름에 강한 연관이 있다는 증거라고 하겠습니다.
이에 더해, 킹스글레이브나 본편 영문 더빙판에서는 다른 배우들도 영국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만 특히 아딘의 대사는 셰익스피어 희극과 같은 사극을 강하게 의식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Izunia=여성 이름 Elizabeth의 변형
미국, 유럽권에서 널리 쓰이는 이름은 나라에 따라 스펠링이나 발음이 바뀌는 식으로 변형된 배리에이션이 다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Henry라고 하면 영어에서도 배리에이션에 따라 Harry 가 있고, 독일어는 Heinrich, Hendrik, 북유럽에서는 Henning, 이탈리아어로는 Enrico 등 얼핏 비슷한 느낌을 유지하면서 카타카나로 쓰면 전혀 관련성을 알 수 없는 이름도 드물지 않게 있습니다.
이즈니아는 그러한 이름들 중 하나로 여성형 Elizabeth의 폴란드・슬라브 쪽에서 쓰이고 있는 변형 중 하나인 듯합니다.
wikipedia 폴란드어판에도 엘리자베스의 변형으로 실려있으며, 페이스북에 폴란드 출신의 Izunia 라는 이름도 있었으므로 유래 사전뿐 아니라 현대에서도 쓰이고 있는 이름입니다.
폴란드에 집요하게 집착할 생각은 아니지만, 햄릿 항목에서 조금 다뤘던 햄릿의 사후 폴란드에서 개선하고 온 포틴브라스가 다음 통치자가 된다는 것은, 폴란드 요소=아딘이 토벌된 후에야 다음 세대의 루시스의 평화가 세워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요. 끼워맞추기라는 느낌이 강한 부분이긴 하지만, 흩어져 있는 작은 힌트 중 하나로 해석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Elizabeth는 엘리자베스 여왕 같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이름입니다만, 원래는 신약성서에 등장하는 인물 엘리사벳에서 온, 히브리어에서 유래한 이름입니다.
어머니=아딘과 합치면, 「엘리사벳을 어머니로 둔 자」라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엘리사벳의 아들, 즉 세례자 요한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보다 약간 나이가 많은 동시대의 인물로, 예수가 예언자로서 활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사람들에게 예언이나 세례를 행하고, 그야말로 구세주라며 인기를 모으고 있던 사람입니다.
예수도 여행을 시작하기 전 요한의 교단에 소속되어 요한에게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요한은 예수에게 세례를 내린 순간 그가 자신을 뛰어넘는 힘을 가진 것을 깨닫고, 자신이 구세주가 아니라 그를 인도하는 예언자였음을 자각하게 됩니다. 기독교에서는 예수를 인도한 선구자로서 숭배하고 있습니다.
아딘 또한 녹트의 앞을 다 안다는 듯이 걸어가면서, 그와 자신이 닮은 존재라는 암시를 주며 녹트가 왕으로서 눈뜰 수 있도록 인도합니다.
성경에서의 세례는, 목욕처럼 물에 몸을 담그거나, 손을 이마 등에 얹는 것으로써 이루어집니다.
15의 세계에서 칸나기인 루나가 사람들을 치료하는 모습과 닮지 않았나요? 예전 사람들의 병을 자신의 몸을 희생해서 치료했던 아딘도, 마찬가지로 세례와 같은 방식으로 사람들을 치료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해서 다음 구세주이자 새로운 왕이 아닌가하고 기대를 모았던 세례자 요한입니다만, 당시 왕의 근친혼을 비난하다가 노여움을 산 끝에 사형당했습니다. 연회 자리에서 왕의 딸 살로메가 요한의 목을 원했다는 에피소드는 유명하죠.
(※역주 : 살로메는 헤롯왕의 친딸은 아닙니다. 헤롯의 아내 헤로디아가 헤롯 왕과 결혼하기 전 낳은 딸입니다. 헤로디아는 헤롯 왕의 이복동생과 결혼했다가 다시 헤롯과 재혼한 여자로, 헤롯왕의 이복동생의 딸, 즉 조카이기도 합니다.)
덧붙여 회화에서 그려지는 외모는 예수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 용모, 어깨에 닿을 정도의 장발, 수염 난 얼굴, 갈색 머리 등 아딘과 공통적인 요소가 많아 보입니다.
아딘이 붉은 계통의 머리색인 것은 기독교 쪽에서의 붉은머리=악마의 상징이라는 은유가 아닐까 싶기도.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와 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은 사촌이거나 친척 관계로, (일단 예수로 이어지는 왕의 혈통은 아버지 요셉에서 유래한 것이므로 만약 양자 관계라고 해도) 그 의미에서는 요한도 예수와 같은 일족, 왕의 일족의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점도 루시스 왕가의 피를 잇는 자인 아딘의 포지션을 만족합니다.
언젠가 구세주가 될지 모른다고 사람들에게 추앙받던 인기와 새로운 구세주의 선구자라는 입장, 「왕」이라는 존재에게 살해당했던 원한.
햄릿의 클로디어스와 마찬가지로, 선구자 요한 역시 아딘의 캐릭터성과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게임 본편에 이자니아라는 여성이 등장합니다만, 아딘이라는 중요인물과 일부러 비슷한 이름을 지었다는 것은 그녀 자신의 이름이 큰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아딘의 "이즈니아"는 여성의 이름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힌트 같은 것이 아닐까요.
레기스의 오래된 지인이라고만 밝혀져 있는 이자니아입니다만, 성인 오번브리에로부터 과거에 멜다시오 협회와 다툼이 있었다는 마르말렘의 마녀 키미아, 그리고 게임 초반부터 녹티스 일행과 교류가 있는 데이브와 혈연관계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봉인의 문을 여는 열쇠는 대대로 일족에서 물려져 오는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따라서 딱히 그녀 자신이 아딘의 혈족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어떠려나요….
또 아딘의 캐릭터나 과거에 관해서입니다만, 저는 그가 루시스 건국 시기로부터 조금 더 시대가 지난 이후의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얼티매니아 등에 게재된 이오스의 역사는 어디까지나 녹트의 세계에서 정사로 되어 있는 표면적인 역사이며, 모든 것이 설명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왕가의 역사에서 존재가 지워진 아딘에 관한 이야기는 이오스 연표 바깥에서 일어난 일. 그런 전제라면 아딘이 반드시 건국 시기에 가까운 인물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14장에서 왕의 전실에서 벽화의 왕들을 올려다보는 녹트가 「이 중 한 명이었을지도 모르겠군」이라고 말함=건국왕처럼 왕가에 있어 특별한 포지션의 인물이 아닌, 역사 속의 왕들 중 한 명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아딘이 치료를 하며 돌아다녔다는 전염병은 페스트=흑사병이 모델인 것이 아닐까.
페스트는 6세기 처음으로 유럽에서 발생한 후 한 번 모습을 감추었다가, 14세기에 크게 유행하고, 그 후 17~18세기까지 몇 번 더 유행했다(→전염병의 유행이 반드시 한 번일 필요는 없다. 건국 시기 이외에도, 몇 번이나 유행했을 가능성도 있다)
・아딘의 이름과 셰익스피어와의 연관성, 셰익스피어 희극풍의 말투, 또 OST의 Ardyn 테마에도 중세를 대표하는 악기인 하프시코드 같은 음이 사용되었다.
따라서 아딘에게 주어진 이미지는 역시 중세, 루시스의 역사 중에서도 그 정도에 해당하는 시대의 인물이 아닐까요.
이상의 사실들을 고려해, 아딘의 출신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상상해 보았습니다.
! 망상입니다 !
언젠가 올 예언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본래 양가의 혈통이 교류 없이 순수하게 지켜져야 했던 루시스 왕가와 테네브라에의 플뢰레 가였으나, 아직 그 금기의 무게를 몰랐던 오래된 시대에 서로 사랑에 빠진 루시스 왕과 칸나기 사이에 한 명의 남자아이가 태어난다.
아딘이라고 이름지어진 왕자는 왕가의 마법의 힘과, 본래 여자에게만 발현되는 칸나기의 치료의 힘 양쪽을 모두 물려받은 희귀한 능력자가 되었다.
왕자로서 역대 왕의 검을 모으는 여행을 하며 각지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태고의 시대에 유행했던 것과 같은 병을 치료하던 아딘은 점차 사람들에게 숭배를 받기 시작한다. 그야말로 신화에서 예언한 진정한 왕이 아닌가 하는 소문이 퍼져 왕자로서 강한 지지를 받은 아딘에게 부왕은 위기감을 느낀다.
민중으로부터 아딘의 인기가 점차 무시하기 어려울 만큼 높아지고 있었으나 부왕은 크리스탈로부터 아딘에게 아무런 계시가 없다는 것을 구실로 그를 왕좌에서 쫓아낸다.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또 부왕에게도 인정받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아딘은 칸나기이자 루시스의 왕비인 어머니 이즈니아를 통해 신들에게 자신이 왕의 그릇인지 물었으나, 크리스탈은 그는 예언의 왕이 아니며, 이미 몸 속에 병이 쌓인 그는 아이를 낳을 수 없어 혈통이 끊어지고, 별의 미래를 영원히 좀먹을 수밖에 없다며 아딘의 존재를 거부한다.
그리고 치유의 힘을 빼앗긴 아딘의 몸에서 지금까지 건강을 좀먹으면서도 몸 속에 쌓여 있기만 하던 별의 병이 한번에 곪아 터져나오고, 피부와 피는 검게 물들어 시해에 가까운 존재로 바뀌어 간다.
그때까지 아딘을 숭배하던 사람들은 손바닥 뒤집듯 아딘을 악마 같은 자라고 부르며 돌을 던지고, 부왕은 아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딘을 처형하기로 한다.
화형을 포함한 모든 방법을 시도하지만 본래 아딘이 가지고 있던 강한 힘으로 인해 목숨은 끊을 수 없었다.
그 처형으로 표면적으로 죽은 것으로 되어 있던 아딘은 왕가에서 이름이 지워지고, 어머니인 칸나기의 힘으로 가까스로 더 이상의 어둠의 힘의 발동을 억누르며 유폐된다.
그동안 부왕과 칸나기 왕비는 이혼하고 각자 다른 가문에서 반려를 맞이해 아딘과 반씩 피를 나눈 형제들이 태어나 각자 왕위와 칸나기의 지위를 잇게 된다.
어머니가 죽을 때까지 유폐생활은 계속되었다. 어머니가 있는 동안에는 적어도 사람이기를 택했던 아딘이었으나 그 후에는 어린 여동생의 비호를 거부하고 시해로 변해 어둠 속에 몸을 숨긴다. 20대의 어린 나이에 갇힌 이후 긴 세월이 지나, 그의 몸은 얼마간 나이를 먹어 장년기가 되어가고 있었다.
적발의 왕자의 얼굴을 기억하는 자는 적었고, 이름을 물으면 왕비의 지위를 잃은 어머니의 이름과 비슷하게 아딘・이즈니아라고 말하게 되었다.
강한 힘을 가진 왕자의 이름을 지운 후 두 가문에서는 이상하게도 한동안 힘이 약한 자만이 태어나고, 그동안 아딘은 별의 병과 시해를 조종하여 밤을 마물의 세계로 바꾸어 갔다―….
이런 건 어떠십니까. 약간 옛날이야기 풍이 되어버려 부끄럽습니다만.
15 세계에서는 이능력을 극히 제한된 인간들만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치유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아딘은 칸나기의 자손이라는 건 일단 틀림없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예언의 시대가 오기까지 왕가와 칸나기의 일족은 각각 혈통을 지켜야 한다=양가의 결혼은 금기시되었다는 것을 본편에서 알 수 있습니다.
이것도 이후 아딘이 녹트와 루나의 결혼을 제안하는 일이 특수한 경우라는 것을 두드러지게 만듦과 동시에, 아딘 자신이 역사에서 유일한 금기의 자식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 아닐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또 결혼에 관한 금기라는 부분은 세례자 요한이 헤롯 왕의 근친혼을 문제삼아 처형된 것과 겹치지 않나 싶고요.
크리스탈이 아딘을 거부했다는 것은 본편에서도 언급됩니다만, 크리스탈이 애초에 별의 어둠을 쫓기 위해=언젠가 이프리트를 쓰러뜨리고 별의 병을 근원적으로 없애기 위해 여섯 신(이프리트를 제외한 다섯 신)이 인간에게 준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한 번 세계가 어둠에 둘러싸이는 상황은 여섯 신이 별을 위해 만들어 내고 싶어했던 게 아닐까요.
그것을 위해 어둠을 기르는 역할에 아딘을 지목했다면, 아딘은 얼티매니아의 인터뷰처럼 딱히 스스로 대단한 목적이랄 것은 없이 정말로 빨리 해방되어 잠들고 싶고 고작해야 멋지게 복수를 하고 싶었을 뿐이라는 것도 납득이 갑니다.
파뷸라 노바 풍으로 말한다면 그 또한 크리스탈이 거대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선택한 르씨 같은 존재는 아니었을까요.
녹트에게도 루나에게도 아딘에게도 가혹한 운명을 부여한 여섯 신과 크리스탈 정말 쓰레기같다.
・루나의 어머니 Sylva
킹스글레이브 초반에 잠깐 등장하는 게 전부인 선대 칸나기 실바입니다. 서브캐릭터 하나하나에 역할에 따른 이름이 있는 15라면 이 이름에도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름 항목에서 다룬 대로, 실바=from the forest 숲에서 온 자라는 의미입니다.
숲이라는 요소는 15의 이야기에서는 던전의 이름 정도로밖에 등장하지 않지만, 한편 신경쓰이는 것이 셰익스피어 『뜻대로 하세요』의 아덴 숲입니다.
상기한 아딘의 출신에 대한 망상에서는 루시스 왕가와 플뢰레 가문의 피를 반씩 이어받은, 아딘과 같은 피를 나눈 형제들이 그 후 혈통을 잇는다는 식이 됩니다만, 그것과 비슷하게 「플뢰레 가도 아딘과 같은 피를 잇는 자=from the Forest (of Arden)」라고 해석할 수 있는 요소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 설명이라면 루시스 왕가와 플뢰레 가 양쪽에 모두 원한을 가지고 있다는 게 좀더 말이 되지 않을까요.
7◇루나의 역할이란
숫자 「15」를 상징하는 존재
베르서스 13→15로 타이틀이 바뀐 것과 동시에, 히로인은 스텔라에서 루나프레나로 변경되었습니다.
프롬프토나 다른 캐릭터도 비주얼이나 캐릭터성이 변경되긴 했지만, 이미 형태가 잡혀 있던 히로인이 이름이고 뭐고 완전히 바뀌어버리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수난절 항목에서 이미 숫자 「15」가 부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점은 다루었습니다만, 그 외에도 15라는 숫자에는 큰 상징성이 있습니다.
음력 15일은, 일본에서도 오래 전부터 보름달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만월의 날입니다.
그리고 FF15에서는 키 비주얼에서도 게임 내에서도 (날짜의 경과에 상관없이 하늘에 계속 보름달이 떠 있거나, 타이틀 화면에 달이 떠오르거나 하는 식으로) 만월의 이미지가 많이 사용됩니다.
FF15는 30까지의 숫자의 가운데라서 가장 만월에 가깝다고 할까, 달이라는 요소를 넣지 않으면 안 될 타이틀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렇게 달의 상징을 가지는 타이틀이기 때문에, 히로인의 이름도 루나가 된 거겠지요. 덤으로 고귀함이 플러스되어 루나프레나가 되는 거겠지요. 아~ 정말 그럴 수밖에.
히로인 캐릭터 변경이 발표되었을 당시 ATR에서는 「스텔라가 가진 역할이 15에서는 만족스럽게 발휘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그 이상으로 달의 요소를 품은 히로인 캐릭터가 새로이 중요해졌기 때문에 변경되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이틀 자체의 상징을 이름에 가지고 있는 루나로.
역시 15의 세계 전체를 감싸는 듯한, 여신과 같은 존재라는 것이 강조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신이 되는 칸나기
15 세계에서의 칸나기는 치유의 힘을 가지며 사람들을 수호하고, 여섯 신과 대화하며 왕을 돕는다는 역할이 확실하게 밝혀져 있습니다만, tenebrae=테네브레의 전례가 구세주=녹티스에게 죽음을 부여하는 본편의 묘사와 겹쳐지는 이상, 테네브라에의 칸나기라는 것은 언젠가 진정한 왕을 구세주로서 죽게 만들기 위해 신과 대화를 거듭하는 역할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생전의 칸나기로서의 사명도 그런 녹티스에게 죽음을 부여하는 것이고, 오필리어와 마찬가지로 인간으로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고 (물에 온몸을 잠기게 하여 고차원적인 존재로 거듭나는 것은 세례의 방식이기도 합니다), 스스로 불가시세계에 들어가, 드디어 죽음의 여신 에트로로서의 성격이 강해지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2항에서 언급했던 것과도 중복됩니다만, 죽음과 재생의 여신이 되어 왕의 사명을 다한 녹티스를 발할라로 맞이한다는 역할을 엔딩에서 수행했다고 생각합니다.
또 여기서부터는 망상입니다만, 여신이 된다는 것은 죽은 후 원래 존재했던 에트로의 일부에 루나가 합류해서 그 엔딩의 아공간 같은 장소에 있는 왕의 알현실에서의 결혼식에 이르게 된다는 이미지였습니다만, 원래 이오스 세계에서 주신(主神)이었던 여신이 이프리트에게 살해당했거나, 다른 세계(13-2)에서 죽었거나 어쨌거나 해서 태고적부터 에트로의 자리는 공석이고, 루나는 그 여신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 선택된 거라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신이 부재중이었기 때문에 별의 독(라이프스트림이 정상적으로 순환하지 않으면 자연적으로 발생한다는 어둠, 13 식으로 말하면 혼돈)이 쌓여서, 이프리트가 그 웅덩이를 벌레의 병으로서 발현시켰던 것은 아닐까~ 같은 건 어떠신가요.
루시스의 에트로 신앙은 죽음에의 신앙임과 동시에 여신의 재림 그 자체를 기원하는 거였다든가.
여섯 신(에트로의 팔씨)이 이윽고 다시 한 번 별과 자신들에게 필요한 에트로를 맞이하기 위해 인간에게 크리스탈을 주고 왕과 칸나기를 선택하고, 별의 병이 극한까지 쌓였을 때 진정한 왕이 발동시키는 어둠을 쫓는 힘의 거대한 에너지를 매개로 칸나기인 성녀를 여신으로 만든다, 같은 장치가 되어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녹티스가 빛을 되찾으면 더 이상 시해가 생기지 않게 된다는 메커니즘을 잘 몰랐지만, 루나가 여신이 되어 순환이 회복되어 이제 별의 병도 생기지 않게 되는 거라면, 녹트가 가져온 빛으로 전부 소멸했으니 괜찮아! 보다 더 이중으로 납득이 가지 않나 합니다.
녹트가 병을 청소하고, 루나가 여신이 되어 병의 근본을 없앤다! 같은 이미지입니다.
칸나기가 왕의 조력자로서의 존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녹트가 진정한 왕으로서 선택되는 동시에 루나도 여신이 될 존재로서 선택되어 양쪽의 존재를 고차원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열쇠를 서로 짊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칸나기→인간의 아이를 진정한 왕으로 만들기 위해 신과 대화를 통해 그에게 조력한다
・진정한 왕→마지막 순간 칸나기를 여신으로 만들기 위한 방아쇠를 당긴다
라는 역할..
서로가 서로를 위한 최후의 존재로서 운명지어졌다는 관계가 녹트와 루나였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벅찹니다.
・루나의 두 가지 캐릭터 상
또 킹스글레이브의 루나와 게임 본편의 루나의 캐릭터성에는 일부러 차이를 만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킹글 루나의 혼자 선택하고 나아가는 자립하는 강인함과, 본편 루나의 유순함 속의 지키는 강함과의 인상의 차이는 개인적으로 도무지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제작 사이트에서는 「누가 지켜주기만 하는 히로인이 아닌 모습으로 만들고 싶었다」라고 하는 것을 몇 번이나 강조하고, 제작진이 킹글과 본편 두 가지로 기껏 타이틀을 분리했기 때문에 그 속에서 각각 "강한 여성"을 다른 형태로 그린 것이라고 생각하니 겨우 납득이 됐다고 할까요.
즉, 목적을 위해 척척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여성상과, 비호할 대상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강함을 갖춘 여성상 두 가지입니다.
예를 들자면 자신의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커리어에 몰두하는 여성과, 자신의 아이를 위해 강한 모성을 보여주는 여성, 양자는 정반대의 양극단에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불가분의 요소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쉽게 다루기 힘든 테마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그것을 한 명의 히로인을 통해 보여준 점에서 또 15는 굉장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또 킹글과 본편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는 그 외에도 레기스나 아딘, 이돌라 등이 있습니다만, 실재하는 배우를 스캔해서 모델링으로 만들어진 킹글과 조금 더 게임에 가까운 얼굴 형태를 만든 본편은 캐릭터에 따라 차이가 나는 부분도 있죠.
레기스는 본편에서의 등장이 적기도 해서 같은 모델링을 쓴 것으로 보이고 아딘도 큰 차이는 없어 보입니다만, 루나에 관해서는 솔직히 말해 킹글과, 게임 본편의 FF스러운 얼굴 비주얼의 차이가 현저해 보입니다.
이것도 두개 작품에서 인상의 갭이 더 깊어지는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만, 원래 캐릭터상의 내면 부분을 다른 접근방식으로 그리고자 했다면 비주얼도 두 개의 작품간에 같을 필요가 없는 것이 아닐까요.
개발팀에서 의식하고 만든 갭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비주얼의 차이도 이렇게 루나에 관해 생각을 굴리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고 양쪽 다 아름다워서 좋아한다는 식으로 정리가 되었습니다.
정말로 어느 쪽도 다 좋아서 닉스와 나란히 두고 싶으니 킹글 루나의 피규어 아츠도 주세요(맘대로)
・성모
이미 이름에서부터 프레이야의 역할과, 햄릿에서의 오필리어의 입장, 또 파뷸라 노바의 여신 에트로의 역할을 부여받은 루나는, 녹티스가 그리스도와 겹쳐지는 신약성서 쪽으로 보면 어떤 입장을 부여받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두 가지 캐릭터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파고들어 보면, 전자의 자립하는 여성상은 상술한 프레이야=에트로적인 여신의 캐릭터성까지 가게 됩니다만, 후자의 강한 모성을 가진 여성상을 가지고 이야기한다면 역시 기독교 최대의 성모인 성모 마리아의 모습에 겹쳐지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본편 중에는 녹티스의 "모친"에 관한 요소가 전혀 부재합니다.
어머니 아울레아의 이름조차 얼티매니아에서 한 번 등장하는 게 전부이고, 또 녹트를 기독교로 보느냐 햄릿으로 보느냐에 따라 그녀에게서 상상되는 어머니상이 정반대가 됩니다.
한쪽은 성모 마리아, 한쪽은 선왕 사후 금세 클로디어스와 재혼하고 부정한 여자의 상징으로서 이야기되는 거트루드. 그 동떨어진 이면성을 거의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에서 승화시키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본편 중에는 이름조차 나오지 않을 정도로 배제해 버리는 바람에 오히려 부재라고 하는 인상이 강해져 버렸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것도 모성의 역할이 루나에게 부여되어 있기 때문에 신비의 커튼에 감싸인 어머니상이 된 것이 아닐까 하네요.
아울레아 대신, 멀리서 계속 녹티스의 성장을 지켜보고 대가 없는 사랑을 주는 것은 루나가 아닐까요. 4살 연상으로 나이차가 조금 많이 나는 것도 그런 엄마같은 면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라는 기분이 듭니다.
FF시리즈의 주인공과 히로인이긴 합니다만, 이 두 사람의 관계는 아무래도 연애감정으로 서로 가까워진다기보다는 자애의 정으로 서로를 사모하는 아가페적인 분위기로 이야기하는 것이 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질 꽃의 파란색도 루나의 색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만, 기독교에서 파랑=성모의 색이라고 하는 것도 좀 겹치는 것 같고요.
그렇게 되면 엔딩에서 서로 기대고 있는 두 사람은, 죽음의 여신과의 결혼식임과 동시에 이제 십자가=옥좌에서 역할을 완수한 아들을 안아드는 성모와 그 아들의 피에타 상으로도 보이는 듯합니다.
・왕과 칸나기의 결혼
아딘 항목에서 조금 다뤘지만, 왕과 칸나기는 예언의 때가 올 때까지 각자 혈통을 지켜야 했던 것은 아닐까 추측하고 있어서, 긴 역사 속에서 교류와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양가의 결혼은 터부였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 전제라면 어릴 때부터 녹트와 루나의 결혼이 허락되었던 것은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녹트가 크리스탈에 선택된 후 레기스는 아슬아슬한 선까지 녹트의 그 역할이 가능하면 오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만약 예언의 때가 오지 않는다면 플뢰레 가문이 아닌 다른 여성에게 루시스 왕가의 혈통을 잇게 하려 하지 않았을까요.
다른 나라들이 니플하임의 세력하에 있는 상태이니 루시스 왕국 내의 유력한 가문의 딸이 되었을 것이고, 실제로 그녀 자신이 연애감정도 가지고 있는 이리스 정도가 적임자였을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킹글에서 아딘이 왕자와 칸나기의 결혼을 제안한 것은, 레기스에게 있어 신화와 예언의 사정을 아는 자로부터 「종말을 시작하자」라고 하는 절망적인 제안을 들은 것이나 마찬가지 아니었을까요.
그렇다고 하면 그렇게 경계하는 것이나, 당황하는 모습이나 동시에 레기스가 놀라 숨죽이는 듯한 표정에도 납득이 갑니다. 옛날부터 교류가 있었던 영주와의 결혼 정도라면 그렇게 위기감을 느끼진 않았을 테니까요.
너희에게 다음 세대는 없다, 라는 선전포고를 들었기 때문에 제국군을 성에서 맞이한다는 배수의 진을 친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역사에서는 별의 미래를 위해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기에, 엔딩과 왕과 칸나기 두 사람의 결혼으로 마무리된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시대의 끝과 구원받은 새로운 세계의 빛을 나타내는 것처럼 보여서 굉장히 성스럽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엔딩의 사후세계에서 여신과 진정한 왕으로서 이오스를 지켜보며 보내는 것도 좋고, 만약 녹티스에게 그리스도처럼 경사스럽게 부활하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루나는 웃으면서 보내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할아버지가 되거든 다시 만나러 와 주세요, 같은 말을 해 줬으면 좋겠어요.
8◇정리
솔직히 돌이켜보면, FFXV 스토리 1회차를 클리어하고, 녹트의 운명에 통곡하면서 먼저 생각했던 것은 신화나 세계관 설정에 관한 정보가 너무 적다는 것이었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24사도나 여섯 신, 오래된 큰 전쟁에 관해 정보가 쏟아져 나오지 않을까…. 어…. 프라이너 죽었어…. 프롬이랑 재회…. 어 시바도 죽었어…. 프롬이 비밀…. 어 이렇게 간단하게…. 오…. 이런 식으로 마지막까지 달려버렸다고 할까요. FF12는 헌트 카탈로그에서 몬스터마다 신화에 관련된 설정이 붙어 있어서 그걸 읽는 게 정말 좋았는데, 15는 새로운 유저를 위한 입문용 작품으로 만들어지기도 했으니 할수없나-- 하고 생각하면서도 조금 섭섭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 엔딩은 어떤 식으로 해석하면 좋을지 궁리하기 시작하던 차에,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기독교 쪽 화제가 늘고 있어서 그 마지막 괴로워 캠프는 겟세마네의 기도 같은 거잖아 하고 어쩐지 번뜩 생각이 났고 거기서부터 풀어나갔더니 순식간에 여러가지 의미로 기독교와 햄릿이라는 「우리들의 현실(의 신화와 우화)에 기반한 판타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왕의 이야기」라는 15의 광고문구도, 생각해 보면 이렇게까지 대놓고 말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그리스도와 햄릿과 겹치는 이야기라는 것을 시사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거기에 담겨 있던 여러 가지 요소들이 머릿속으로 날아들어 오는 것이 엄청난 쾌감이라, 소름이 돋았을 정도로.
판타지 세계는 때로 우리들과 전혀 관련이 없는 다른 세계입니다. 하지만 FFXV에서는, 왕자로서의 이야기를 햄릿이 나타내고, 구세주로서의 이야기를 예수의 이야기가 지지하고, 그것들을 파이널 판타지의 세계에 구현하기 위해 파뷸라 노바 신화에서 데려온 여신 에트로가 덮어 준다는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이야기, 신의 이야기, 환상의 이야기가 하나로 융합되는 듯한, 매우 아름답게 조화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이렇게 늘어놓고 보니 또 금방 이거 삼위일체잖아! 같은 말을 하고 싶어지네요)
FF15는 새로운 시대의 파이널 판타지로서 정말로 이 이상 없을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XV의 녹트 일행의 이야기 자체에서 아직 좀더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DLC 등으로 더 보완되기를 기대하고 기다리며...!!
발매 후 금방 1회차를 클리어하고 끝나 버리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오랫동안 사랑하며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작품을 만나게 된 것이 정말로 기쁩니다.
또 이것은 참고했던 사이트에서 그대로 옮겨온 것인데, FF14에 등장한 거울상 세계라고 하는 개념이나 15의 스토리를 통틀어 강조되고 있는 빛과 어둠의 대립구도, 트레일러에서 첫 등장했을 때 아씨엔의 모습을 하고 있었던 레이브스 등, 30주년을 맞이해서인지는 모르지만 파이널 판타지의 세계가 지금 각자 독립된 세계를 넘어 하나의 거대한 환상으로 집약되어 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FF는 9 정도부터는 온라인 이외의 넘버링은 거의 실시간으로 하고 있습니다만 몇년이 지나도 10년을 기다려도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모험과 환상을 향한 설렘에 빠져들게 해 주고, 정말로 저에게 있어 특별한 컨텐츠구나 싶어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2006년의 베르서스 13 발표로부터 10년, 우리들이 10년간 기다렸던 시간은 그대로 본편 안에서 동료들이 녹트를 기다리던 시간으로 승화되었습니다.
새로운 트레일러와 정보가 나올 때마다 아직인가 아직인가 하고 안절부절못하며 기다리던 마음.
프롬프토 일행이 기다리던 10년은 더 생사의 갈림길을 넘나드는 시리어스한 것이겠지만, 플레이어도 똑같이 "녹티스를 이만큼이나 오래 기다렸다"라고 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 것이 정말로 정말로 비겁하다고 할까, 어쩐지 정말 견딜 수 없는 기분이 됩니다.
이것은 또 차분히 크리스탈 속에 갇힌 녹트의 꿈이나 동료들이 10년 동안 현실에서 겪었던 일들 같은 것을 지켜보고 싶은 요소이기도 합니다만, 본편에서 한순간인 것처럼 그려졌기에 플레이어인 우리들 스스로의 10년의 무게를 겹쳐 보고 상상하며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에 기반한 환상」이라는 문구나 햄릿의 한 구절은 베르서스 시절부터 사용되었던 것입니다. 타이틀이 15로 이어진 이후에도 스토리의 큰 줄기는 10년간 그렇게 바뀌지 않은 것이 아닌가 합니다.
다만 베르서스는 메인 등장인물이 모두 죽는다거나 하는 좀더 배드엔딩다운 결말을 맞을 예정이었다고 들었기에, 숫자 「13」만을 중시한 이 고찰에서 다룬 13개의 팬텀 소드를 통한 구세주의 죽음…까지의 부분에서 끝나는 이야기였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그 요소가 짙었던 것이 Omen 트레일러고, 크리스탈 속에서 녹트가 꾼 악몽 같은 것이라도 좋았겠지만 베르서스다운 if 세계를 나타내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베르서스에서 그려진 결말을 보고 싶었을지도 모르지만, 저에게는 그걸로 충분하다는 기분입니다.
타이틀이 15로 바뀌어서, 새로운 길을 걷게 된 녹트 일행.
성경의 기술이나 그리스도의 일화와 겹쳐지는 작중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14」라는 숫자로부터 기대하는 것은 그 이후의 「15」의 시대에 부활해 살아가는 녹트의 모습입니다.
루시스 왕가의 명맥이 끊긴 세계, 115대째의 통치자는 그 세계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맡기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시점에서 클리어 후에는 과거의 세계에 돌아가는 것밖에 할 수 없지만, 빛이 돌아온 진정한 15장의 세계가, 부흥을 도모하는 믿음직한 모습이나 사람들의 웃음으로 가득하길 바랍니다.
프롬프토가 그런 눈부신 세계를 카메라에 많이 담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 사진에 언젠가, 돌아온 녹트와, 글라디오와 이그니스와, 또 사이좋게 4명이서 셀피를 찍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 날을 인섬니아의 모델이 된 도시의 한 구석에서, 제가 보는 풍경에 그들의 세계를 겹쳐 보며 기다리고 싶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언가를 느껴 주셨다면 기쁘겠습니다.
아래는 사견
길다...... 보통은 블로그에 포스팅하기 전에 오타 정도는 잡고 올리는데 너무 길고 지쳐서 일단 그냥 올립니다. 오타는 나중에 고치지 뭐...
여러 가지 할말이 있는데... 일단 베르서스 기다린 사람으로서 크리스탈의 10년을 실제로 플레이어가 베르서스를 기다린 10년의 시간과 연관지어 생각하시는 게 인상깊었습니다. 이건 17년 3월에 쓰여진 글이고, 에피이그까지 공개된 지금 시점에서, 또 부정확하나마 풀려있는 유출 정보랑 비교했을 때 그럴듯한 것도 있고 이런 부분은 개인적인 망상이고 너무 나갔다 싶은 부분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녹티스가 행복하길 바라고 프롬프토를 정말 좋아하고 파판15를 사랑하는 사람의 글이라는 게 느껴져서 읽으면서 좋았습니다.
물론 루나에 대한 묘사는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불만족스럽고... 작성자분이 루나를 여러가지로 금칠해 주는데 강한 여성상이라는 말이 전혀 동의가 안 되고... 킹글루나는 그나마 괜찮지만... 그리고 영화판과 게임판의 얼굴과 성격이 다른 것이 두 가지 캐릭터성으로 강한 여성을 표현하는 수단이라니 그건 캐릭터의 일관적인 표현에 실패한 거지 뭐 대단한 고찰이 어쩌고 할 문제는 아닌거같은데... 하지만 읽다보니 은근슬쩍 녹트루나를 까면서 이건 연애감정도 아니고 아가페적인 모자관계에 가까우며 아마 레기스가 허락한 결혼도 아니었을 것이고 결혼식도 죽음의 여신과 치르는 장례식이지 사랑의 결실을 뜻하는 결혼은 아니라는 뉘앙스의 은근한 취좆과 타커플 안되는 녹프러의 진정성이 뼛속까지 느껴져서 그만 키보드를 내려놓고 박수를 치고 말았던 것이다. 존잘님 쩔어요. 비꼬기 스킬 만렙이세요.
마지막 캠프에서 괴롭다고 하는 부분이 겟세마네와 겹쳐진다는 얘기는 아마 기독교 쪽 조금만 아시는 분이면 그 장면에서 대부분 아, 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기독교랑 크게 관련이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JCS를 파서... 근데 녹트는 자기가 왜 죽냐고 샤우팅도 안 하고 그냥 덤덤하게 죽어서 제가 살짝 골병이 날 뻔하다가 에피이그 덕분에 나았습니다.
스쳐지나가는 이야기지만 umbra가 그림자라는 뜻이라는 데 무릎 쳤습니다. 과거로 돌아가는 게 그저 바꿀 수 없는 과거의 그림자를 비춰보는 행동일까. 그렇게 생각하면 좀 쓸쓸하네요.
프롬프토가 유다에서 요한으로 포지션이 바뀌었다는 게 개인적으로 프롬프토의 캐릭터 변화를 가장 잘 나타내는 펀치라인이라고 생각함. 배신자에서 예수의 가장 사랑받는 제자라는 포지션으로... 물론 여전히 배신자 베르프 설정은 못 잃음. 베르녹프적인 의미로 다자이의 직소를 읽어보면 정말 개쩔어주겠죠.(?)
프롬프토의 제국출신 얘기를 대충 넘어간 것 때문에 한이 맺히셨는지 프롬이 얘기를 정말 구구절절 푸셨는데 에피프롬으로 얼마나 만족하셨을지는 궁금하네요. 제 기억으로도 저 당시에 프롬이가 제국 황태자 클론이라는 설이 공공연하게 돌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호조와 세피로스 얘기를 하셨는데 사실 (7 스포) 둘이 부자관계였다는 걸 생각하면 바스티엘과 프롬프토의 관계도 쉽게 유추하실 수 있었을 텐데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ㅋㅋㅋㅋ
햄릿에 관해서는, 클로디어스 포지션은 아딘도 아딘이지만 베르서스 당시의 클라루스 컨셉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베르서스 유출에서 클라루스가 레기스를 죽이고 친구를 배신하고 왕위를 빼앗았다는 내용은 공통적으로 들어가 있어서 나름 신빙성 있어 보이고, 애초에 이름도 좀 비슷하죠. 성이 아미시티아인 것도 클라루스와 레기스의 우정, 그리고 녹티스와 글라디오의 우정에 대한 테마가 베르서스 당시 중요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 클라루스가 자신이 부왕의 원수라는 것을 알게 된 녹티스마저 죽이려고 하지만 되려 녹티스의 손에 죽임당한다는 것도 햄릿 플롯과 겹치고, 17년 버전 유출에서 그를 죽이고 분노에 자신을 잃고 시해가 된다는 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일과 관련해 글라디오가 녹티스를 배신하지만 15 본편에선 통째로 들려나가고 컵라면 먹고 기둥이나 뽑게 됩니다. 뭐하는건지...-_-
또 뭔가 쓸말이 많았는데 까먹었다 나중에 짬짬이 추가해야지...
---취좆주의 불호발언 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