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가스를 토해내며 굶주린 버스가 온다
꿈의 끝까지 데려다주는 거야 어때
간절하게 원하는 것을 적은 종이가 있으면
그걸 승차권 대신으로 쓸 수 있다고 한다
쓸 수 있다는 것 같다
앞다투어 몰려들어 줄이 생기고
친구들도 모두 번뜩이는 눈 어쩌지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라 아무렇게나 써도 괜찮으려나
일단은 승차권 대신으로
비켜 거기 비켜 늦어서 못타게 되잖아
인원제한은 몇명이야
말도 안돼 이걸 놓치면 다음 건 언제 오는데
아 잠깐 기다려 날 먼저 태워줘
이봐, 어차피 대단한 소원도 아니잖아
둔탁한 소리로 울며 배터지게 먹은 버스가 떠난다
눈물로 애원하며 자기 차례를 양보하는 바보가 있었어
차에 몸을 실은 지 몇 시간째 갈아타야 하는 것 같다
다음 차는 밤이 되면 출발한다고 한다
어라 여기 없어 하지만 여기도 없어
왜 승차권이 없는거지
예상 밖이다 찾지 못한 채 해가 진다
아 잠깐 기다려 날 거기 태워줘
이봐, 거기 빈자리에 가방 올려놓지 마
아냐 이게 아냐 이것도 아냐 아니라구
인간증명서가 없어 예상 밖이다 내가 없어
큰일이다 숨어들어가자
아 잠깐 기다려 역시 여기서 내려줘
말야, 난 이런 인생은 바라지 않아
바랐던 것은…
아 좀 봐줘 모르고 탔단 말야
나 한 사람 내려주려고 멈춰줄 리도 없지만
간절하게 원하기를 바란다고 썼었어
꿈의 끝 따위 보고 싶지도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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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그드라실 수록. 급박하고 진지한 가사지만 중간에 가방 올려놓는다는 말은 너무 현실성있어서 웃겨요ㅠㅠ
인간증명서는 참 섬뜩하지만.
영화,음악/가사
BUMP OF CHICKEN - 승차권
가사를 생각해볼수록 나 자신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는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