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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게임

역전재판 5

이미지는 아마존 펌

역전검사를 2009년에 했는데 그후 11년만에 잡은 역재 (본가) 시리즈가 역재5. 그래도 대역재를 비교적 최근인 2018년에 했으니 나름대로 시리즈 팬이라는 면피는 하고 있음. 발매 순서대로라면 역검2를 먼저 해야하는데 코코네가 궁금해서 이쪽 먼저 함. 그런데 역시 코코네가 좋아서 쭉 이어서 역6 하고 역검2로 거슬러 갈 듯. 2009년에 쓴 역검 후기가 블로그에 남아있는데 내가 쓴 글인데도 무슨 내용이었는지 전혀 기억이 안 나서(사실 역4도 기억이 잘 안남) 아마 재주행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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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4와 오도로키에 대해서 기억나는 거라고는 가류 쿄야한테 오데코군이라고 놀림받던 거랑 쿄야가 아무데서나 일렉기타를 꺼내들면서 자기가 밴드 보컬이라고 어필하는 거랑 가류 형이 최종 진범인데 독이든 향수병인지 뭔지를 씹어먹고 굉장히 추하게 가신다는 것... 그리고 아카네가 준 스마일 뱃지를 비니에 붙이고 다니는 나루호도... 알 수 없는 배심원제도 비슷한 뭔가의 제레 같은 시스템... 미누키가 귀여움... 오도로키가 우사미눈으로 겨드랑이 땀을 쳐다보던 더러운 기억.... 음... 정말 기억이 안난다... 아무튼 그런 상태로 시작을 했더니 애들 얼굴 까먹어서 초반에 좀 헤맴. 역검은 기억나는건 비행기에서 사건이 일어났는데 스튜어디스가 예뻤던거랑(특히 목장식이 예뻤음) 뭔가 횡스크롤 이동이 있었던 것 같다는 것... 백발단발의 내 취향의 예쁜언니가 나오는데 그게 화장빨이었다는거............... 역검은 다시 해도 새로울 것 같은데 과거의 내가 마지막 에피소드 겁나 지겹다고 써놔서 다시 할 자신이 없어짐 ㅠㅠ 그리고 저걸 일주일만에 했다니 젊었구나.

웃긴게 역1-3이랑 소역은 더 오래전에 했는데도 비교적 기억이 잘나는데 역4랑 역검은 그것보단 나중에 했는데 기억이 잘 안난다. 구관이 명관이니 하는 소리를 할 생각은 없지만 내가 역4에 약간 실망했던 건 사실인 듯. 하지만 대역재는 메이지 시대 영국 동경과 빅토리안 로망과 과도하게 들어간 일본색과 일뽕...을 빼면 정말로 재미있었기 때문에 타쿠슈가 죽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홈즈가 좋았고 홈즈가 귀여웠고 홈즈가 잘생겼고 지나가 사랑스러움. 반직스가의 믿음직한 측근이었다는 식으로 아소우기 아버지한테 금칠한다든가 홈즈 파트너인 왓슨이 스사토 아버지였다-.- 라는 식으로 영국 내 고위인물이나 유명인사들의 최측근을 맡은 훌륭한 일본인~ 약소국에서 태어났지만 외국에서 자기 기량을 펼친~ 어쩌고저쩌고를 하지 않았다면 별 4개 반은 줬을텐데...

 

뭔가 역재시리즈에 대한 소회가 되어버렸는데 각설하고 언젠가 역7이 나왔을 때 역5 내용 다 까먹고 과거에 쓴 후기를 찾아보고 있을 미래의 나를 위해 감상을 쓰겠다.

역5부터 나오는 신캐인 유가미와 코코네라는 캐릭터에 대해 호평이 많길래 궁금해서 늦게나마 잡았는데 과연 좋다. 시작부터 누명/날조에 대한 복선이 나오면서 첫 에피소드부터 법정이 폭발한다는 강렬한 인상을 주고 시작하고,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테마인 법조계의 암흑시대를 계속해서 다루며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결자해지가 이루어지는 것, 그리고 그 사건을 통해 역5의 주역인 코코네와 유가미를 속박하고 있던 7년 전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는 구성이 흥미롭다.

미츠루기나 하루미 등 반가운 전작 캐릭터들도 확실하게 서비스로 등장하고 마요이도 수행 때문에 4-5편에서 등장이 적었지만 언급이 나와서 마요이 팬으로서는 안심되었음. 역6에서는 마요이가 제대로 나온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대신이라고 할지, 5-2의 백귀야행 에피소드가 일본풍인데 역재 시리즈에서 반드시 하나는 나와야 한다는 규칙이라도 있나봄.

코코네의 캐릭터가 좋았는데 어머니의 죽음과, 그 사건의 재판에서 자신을 보호하려고 대신 누명을 쓴 유가미를 지키지 못했다는 충격적인 사건을 겪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면서도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로 결심하고 강해지려고 노력하는 부분이 대견하고 사랑스러웠다... 특별한 능력 때문에 어릴 때는 소극적이었지만 노력해서 밝아지고 긍정적인 성격이 된 것도 그렇고 변호사가 되어 유가미를 지키겠다는 꿈을 이루고 그 과정에서 나루호도나 오도로키와의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진실에 도달할 수 있었다는 부분을 짚어준 것도 제법 섬세하게 표현이 되어 좋았음.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서 어렸을 때는 사람을 무서워하고 멀리했지만 필사적으로 노력한 끝에 밝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변해서 어두운 과거가 있지만 전혀 티가 안 나는 여캐... 그리고 어렸을 땐 자기 능력을 두려워했지만 성장하면서 자신만의 특별한 힘을 다루는 데 능숙해져서 모든 사람들을 위해 쓰는 여캐... 사람을 사랑할 줄 알고 신뢰할 줄 아는 여캐...... 정말 에어리스군... 클라우드가 내 남캐 취향을 만들었듯이 에어리스가 내 여캐 취향을 만들었다... 나 코코네 사랑함...

유가미는 메인 담당검사인데 모두변론을 재판장에게 죄다 떠넘기는 건방짐이 불만이었음. 후속작에선 좀 제대로 읊어주려나. 모션은 좋았다. 수갑 끊는거나 매 날리는거나 근본없는 사무라이드립 같은거... 그리고 이의 당하거나 망가질 때 확실히 망가져줘서 그게 좀 귀여워서 용서함. 역시 검사는 망가지는 맛에 보는거지. 역4 가류는 협조적이긴 했는데 지나치게 협조적이어서 망가지는 재미가 별로 없었음. 유가미는 처음엔 약간밥맛인데 후반가면 볼수록 귀여웠다. 특히 후반에 코코네를 지키기 위해 사형판결에도 굴하지 않고 자기 감정에 끼워맞추는 거짓말을 계속하는 부분이 좋았다. 유가코코... 열살차인데 둘다 성인이고 코코네가 너무 당차서 신경이 안쓰임... 나루마요가 7살차이인데 유가코코가 10살차이라니 너무 어색하다... 암튼 둘다 성인이니 문제 없지 않을까 둘은 사랑을 하고있음. 서로를 지키기위해 자기 유죄도 불사한다는 부분이 늙은오타쿠의 마음을 건드린다고...

 

그에 반해 밝혀지는 진상은 뒷맛이 안좋았음. 반을 최종보스 진범으로 내세운건 신선한 시도여서 좋아했는데 반 같은 캐릭터는 특히 초반부터 계속 등장하면서 주인공네와 라뽀를 쌓아나가는 캐릭터고 자기 나름의 정의를 추구하고 고민하면서 성장하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그 자체로도 매력적인 조연임. 근데 거기에 그게 사실은 모두 거짓이고 진범이라는 반전을 더하면 다루기에 따라 얼마든지 입체적인 악역으로 만들 수 있었다. 나는 반의 정체가 밝혀질 때 반의 기존 캐릭터성에 진범이라는 요소를 더해서 더 매력적인 캐릭터가 될 것을 기대했었음. 그렇지 않냐고... 저스티스... 냉정하고 유능한 스파이가 굳이 그런 감정 풍부하고 정의감 넘치는 캐릭터를 선택한 것도 유가미를 포함해 모두를 속여온 기만도 상당히 주인공 일행들의 감정적인 반응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임. 거기서 모두를 비웃거나 반의 가짜 인격에게 일말의 정을 느꼈던 주인공 일행이 배신감을 느끼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싸이코패스적인 면모를 보이거나 반 고조로서 정의놀이 할때 조금은 즐거웠다... 하는 식의 드라마가 나올 줄 알았다.

하지만 실제로 뚜껑을 여니까 이 유능하신 스파이는 자기가 진짜로 누구인지도 모르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상공 15미터에서 6미터 멀리뛰기 도박은 하지만 안전하게 계관들이 지키고 있는 천장 뚫린 재판소에서는 죽을까봐 두려움에 떨고 월석 하나에 공포스위치가 끊임없이 깜빡거리는 일관성없는 찌질함... 저런 애는 스파이로 보내면 안 되는 거 아닐까? 7년 스파이했다고 자기가 누구인지도 까먹는게 말이 되나? 장기첩보활동에 저렇게 멘탈 두부인 싸이코패스를 보내도 되나? 그 조직의 인선이 의심될 수준이다. 그렇다고 딱히 범죄트릭이 엄청 유능하고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거나 법정공방이 고난이도이거나 하다못해 끈질기기라도 한 것도 아니었음. HAT-1 쏠때 보안이 그렇게 철저했다는데 월석 들어간 미라이 캡슐을 왜 아무도 눈치를 못챈거지. 우주선에 태우기 전에 그 중요한 캡슐에 엑스레이 검사 한번 안 할 거 같음? 뭐 실제로 이쪽은 안 들키고 실었으니 쌍방 허술한 건 그렇다 쳐도; 지구에 돌아와서 터진 캡슐에 그 중요한 월석이 저렇게 큰 덩어리로 뻔하게 사진까지 찍혀있는데 담당형사면 당연히 알았어야 하는 거 아님? 본인이 잘하는 증거 날조나 인멸할 생각도 안하고 내버려둔 것도 웃기다 라이터 지문은 그렇게 열심히 날조해놓고... 라이터 얘기 하다가 부주의하게 홀스터 만져서 들키는 건 덤... 쟤는 스파이 할 재목이 아니고 일단 정신과를 가야 돼. 그나마 허접한 맨얼굴이라도 보여줬으면 좀 나았을텐데 그건 꼴에 마지막까지 미스터리로 남겨둠. 이미 신비감이고 뭐고 없고 찌질함만 남았는데... 최종보스 찌질하고 마음에 안들고 반이다! 했을때 이건 된다! 했는데 끝까지 하고 진심 푸시식 식어버림. 아쉬워...

 

그래도 주연 캐릭터들은 좋았다. 코코네의 존재 하나만으로 역5를 할 가치가 있었음. 그리고 검사국장이 된 미츠루기가 안경을 쓴다는 TMI도 좋았음. 안경 언제부터 쓴거지. 역검2부터 나오나...

 

여기까지. 역전의 귀환 DLC 추가 에피소드가 있길래 받아서 하고 있음. 감상을 남길 만한 내용이면 이 글에 추가함.

역6는 바로 하면 되니 문제가 없는데 레역이랑 역검2는 어떻게 하나. 레역은 내 기억에 산 것 같은데 소프트가 본가에 있던가 아무튼 지금 내 손에 없다. 일단 NDS용이든 3DS용이든 팩이 있으면 3DS로 하위호환은 다 되는 것 같으니 국전에 중고 있나 뒤져봐야지...